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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트럼프 집권 앞두고…영-프 ‘유럽 독자안보·우크라 지원’ 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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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1일 파리 샤를드골 광장(에투알 광장)에 마련된 무명용사의 무덤 앞에 서서 묵념을 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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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이고 동맹국들에 비용 부담 증가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앞두고 영국과 프랑스 정상이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과 유럽 독자 안보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종전(1918년 11월11일) 기념식에 참석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영국 총리가 프랑스의 1차 대전 종전 기념식에 참석한 건 1944년 윈스턴 처칠 총리 이후 처음이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5일 치러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 유럽의 연대를 강조하기 위해 스타머 총리가 파리를 방문한 것이라고 짚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안보와 국방에 대해 유럽 자신의 이익과 책임을 주장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며 “이와 관련해 두 정상은 유럽연합(EU)과 영국의 관계를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보름가량 전이던 2022년 2월7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는 등 러시아와의 협상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 뒤 점점 대러시아 강경책으로 돌아서고 있으며, 올해 2월에는 우크라이나 파병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한, 프랑스 전통적인 유럽 독자 안보 강화 주장도 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도 양국 정상의 주요 의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트럼프는 당선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공언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와, 유럽은 이에 대한 전략을 협의할 자리가 필요했다. 영국 정부는 “겨울로 접어드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가장 강한 상태로 둘 수 있을지를 논의했다”고 밝혔고, 엘리제궁도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두 정상의 약속을 재확인했고, 필요한 기간 우크라이나를 변함없이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회담에 앞서 영국 텔레그래프는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가 영·프가 공동 개발한 장거리 미사일인 스톰 섀도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양국은 회담 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다.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가 부를 파장에 대비하는 유럽연합은 일부 예산을 국방 및 안보 분야로 돌리기 위해 정책도 변경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특히 회원국 간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배정된 ‘결속 기금’ 3920억유로(약 586조원)로 드론(무인기) 구매와 같은 ‘이중 용도 품목’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군사 물자 등 수송을 위한 도로 및 교량 보강 등에 기금을 할당하겠다는 계획이다. 폴란드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이 기금의 가장 큰 수혜국이지만 결속 기금은 현재까지 5% 이내 정도밖에 쓰이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2028년부터 적용될 차기 유럽연합 예산안 협상 시 국방 부문에 중점을 둘 것을 예고한다고도 파이낸셜타임스는 덧붙였다. 본격적인 예산안 협상은 다음해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사울리 니니스퇴 전 핀란드 대통령은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전체 예산의 20%가량을 국방비에 배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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