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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사설] 에이펙·G20, ‘美 우선주의’ 대응할 다자외교 무대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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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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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5, 16일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와 18, 19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어제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를 통해 북한·러시아 간 군사적 밀착이 국제사회에 제기하는 심각한 위협을 제대로 알려 참가국들의 공감을 얻는 데 주력하길 바란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미국 우선주의’ 부활이 예견되는 만큼 우리 다자외교 역량을 키우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북한이 최근 1만명 이상의 군인을 파견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제 북·러 전략 동반자 조약의 비준 및 서명을 마쳤다.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이 조약은 상호 군사 지원에 관한 조항을 담고 있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의 국제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으로 한반도 안보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에이펙 및 G20 회원국 정상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북한이 도발을 계속한다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만 더욱 심화할 뿐이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과 미사일 성능 고도화에 맞서기 위해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을 계속 이어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선 내년 1월 출범할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지금부터 교감을 형성해 가는 것이 시급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어제 “트럼프 당선인 측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 중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을 추진 중임을 시사했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우리 안보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정부가 가용한 모든 인맥과 외교력을 총동원할 것을 촉구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동맹을 경시하고 자국 이익만 좇는 미국 우선주의 입장이 확고하다. 2기 행정부의 국무부 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각각 거론되는 공화당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은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 인사다. 미국의 경쟁자인 중국을 겨냥한 견제가 더욱 강화되며 미·중 패권 경쟁이 극심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미국 우선주의와 미·중 갈등은 우리에게도 부담스러운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에이펙 및 G20을 미국 우선주의에 대응할 다자외교 무대로 삼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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