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힘든 일 맨몸으로 맞아.. 조금 느슨해져도 되지 않을까”
배우 송재림.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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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재림(39)이 서울 자택에서 사망한 가운데 고인이 영화 ‘안녕하세요’ 촬영 당시 진행했던 인터뷰 내용이 재조명되고 있다.
유튜브 채널 ‘MK스튜디오’에는 지난 2022년 5월 27일 영화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배우 송재림, 이윤지, 김환희의 인터뷰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서 송재림은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대해 “내 장례식장에서는 샴페인을 터트릴 거야”라며 “축제 같은 장례식이 되는 게 버킷리스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윤지는 “너무 멋있다”라고 했다. 송재림은 또 죽음을 앞두고 가장 먼저 생각날 사람으로 부모님을 꼽았다. 그는 “역시 부모님일 거다. 하지만 내가 먼저 갈 수는 없으니”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연기적인 고민이 있다”며 “남들이 원하는 대본 속 연기를 해야 하는지 내가 원하는 연기를 하는 게 맞는지 헷갈린다”며 “나는 어느 순간 스포트라이트 바깥에 서게 되고 나이는 먹게 되고, 40대를 앞둔 남자 배우라서 그런 고민을 한창 할 때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해 “배우 자체로서도 쉴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 다 애쓰고 있다. 시간이 지나가고, 힘든 것들을 맨몸으로 맞고 있으니 ‘조금 느슨하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안녕하세요’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소녀 수미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 드라마로, 각기 다른 사연을 안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호스피스 병동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 성동경찰서 등에 따르면 송재림은 이날 낮 12시 30분쯤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송재림과 점심 약속이 있던 지인이 집을 방문했다가 그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볼 때 스스로 생을 달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고인의 빈소는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 낮 12시다.
1985년생 송재림은 패션모델로 활동하다 2009년 영화 ‘여배우들’을 통해 데뷔했다. 2012년 MBC ‘해를 품은 달’을 통해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 ‘감격시대’, ‘투윅스’, ‘착하지 않은 여자들’, ‘우리 갑순이’ 영화 ‘용의자’, ‘야차’, ‘미끼’, ‘폭락: 사업 망한 남자’ 등에 출연했다. 2014년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배우 김소은과 가상 부부로 활약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송재림은 지난달 막을 내린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무대에 오르며 최근까지 작품 활동을 해왔다.
송재림의 인스타그램은 41주 전 게시물이 마지막이다. 프로필에는 ‘긴 여행 시작’이란 글귀가 적혀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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