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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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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동원’ 김포대 신입생 충원율 조작, 이사장 무죄·교수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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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포대 전경. 김포대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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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의 친·인척을 부정하게 대학에 입학시킨 뒤 자퇴 처리하는 방법으로 신입생 충원율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포대 전 이사장이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해당 대학 전 교학부총장과 입시학생팀장, 교수 등에게는 유죄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 6단독 임한아 판사는 13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전홍건(74) 전 김포대 이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전 교학부총장 최아무개(61)씨와 전 입시학생팀장 박아무개(51)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밖에 교수 8명에 대해서도 벌금 900만원을 선고했다.



임 판사는 “전홍건 피고인이 허위 입학을 묵인하는 방법으로 범행에 가담한 게 아닌지 의심이 되긴 한다”면서도 “다만 업무방해 행위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판결 취지를 설명했다. 전 전 이사장이 허위입학을 지시했다는 직접적 진술은 없고, 오히려 허위입학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법정 진술이 있는 등 주변 진술이 일관적이지 않은 점, 전 교학부총장이 허위 입학에 대해 감사하지 말아 달라고 했지만 감사를 강행하는 등 적극적인 은폐 시도를 하지 않은 점 등도 무죄 판결 이유로 제시됐다.



같은 혐의를 받았던 최 전 부총장은 자신은 교수들의 허위 입학을 방임했을 뿐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임 판사는 “김포대 입시지원표를 출력해 관련 자료를 업데이트한 점, 신입생과 재학생 모두 관리하는 최 전 부총장의 지시 없이 대규모 허위 입학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보면 유죄가 인정된다”고 했다. 다른 교수들은 부당한 지시와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임 판사는 “정당하지 못한 방법임에도 가담했다”며 “이는 자신의 의사에서 기인했다”고 판단했다. 박 전 팀장은 범행을 인정했고 수사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다만 임 판사는 애초 이들에게 적용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공전자기록 등의 위작 및 행사 혐의는 모두 무죄 판결했다. 김포대가 한국대학개발원에 신입생 충원율을 추후에 89.5%로 수정 제출해 결과적으로 대학능력평가가 방해되지 않았고, 이들이 조작한 신입생 충원율이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전자기록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2020년 2월 입학 의사가 없는 지인의 등록금을 대신 내주고 입학시킨 뒤 자퇴 처리하는 방법으로 136명을 허위 입학시킨 혐의를 받았다. 같은 해 3월에는 허위 입학자를 포함해 신입생 충원율을 100%라고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허위 보고한 혐의도 받았다. 허위 입학생 중에는 교직원의 배우자, 자녀, 조카, 대학원생과 60대 노인도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2018년 김포대가 교육부 평가에서 ‘역량 강화 대학’으로 지정돼 정원이 줄어드는 불이익을 받자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의 주요 지표인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가짜 신입생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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