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6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 프로그램 ‘폭스 앤드 프렌즈’ 진행자였던 피트 헤그세스가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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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국방장관에 피트 헤그세스(44) 폭스뉴스 진행자를 지명하면서 국방부와 국방 관계자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세계 최대, 최강 군대를 이끌기에는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우려의 핵심이다.
에이피 통신은 13일(현지시각) “국방부와 국방 관계자들이 여러 국가안보 전문가들을 제쳐 두고, 폭스뉴스 채널의 공동 진행자인 육군 주방위군 소령을 장관으로 선택한 것에 커다란 당혹감과 우려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고위 군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전혀 예상치 못한 결정이었다”며 “막대한 예산을 가진 대규모 부서를 관리할 실질적인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헤그세스가 트럼프 정부에서 ‘꼭두각시 국방장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상원 인준 과정에 참여하게 될 일부 공화당 의원도 판단을 유보했다. 에이피는 “상원 인준 표결에 참여하게 될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그의 지명에 ‘침묵’으로 반응했다”고 전했다. 해병대 복무 경험이 있는 토드 영(공화당·인디애나) 상원의원은 “그의 배경이나 비전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 더 알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톰 틸리스(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흥미로운 선택”이라고 표현했고, 존 호븐(공화당·노스다코타)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신뢰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지명에 놀라지 않았다”며 “대단히 유능하고 훌륭한 소통자”라고 평가했다.
하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스미스(민주당·워싱턴) 의원은 “진지하게 정책을 만들고 실행할 인물인지 자질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전투 경험이 강점이지만, 국방부를 운영하려면 그 외에도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여러 의문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인 마크 캔시언은 “높은 레벨의 국가 안보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상원 인준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트럼프는 국방장관들과의 갈등에 지쳤고, 자신에게 충성할 사람을 선택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전투병과에 여성 군인을 배치하는 것이 ‘강한 군대’를 해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군대 내 ‘공정성 및 포용성’ 정책을 반대하는 그는 지난 7일 공개된 ‘숀 라이언 쇼’ 팟캐스트에 나와 “남녀가 함께 복무하는 모든 것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전투 상황에서의 복잡성은 더 많은 사상자를 의미한다”며 “군대 내 다양성은 강점이 될 수 있지만, (여성이 아닌) 소수 인종 남성과 백인 남성이 (다양성 역할을) 비슷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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