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가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금융시장이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코스피지수는 연일 하락하며 13일에는 2417.08로 주저앉았습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도 2000조원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달러에 대한 원화값도 장중에 1410으로 떨어지기도(환율 상승)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달러당 원화값 하락(환율 상승) → 외국인의 한국 증시 매력 하락 → 외국인 주식 매도 → 환율 상승’의 악순환에 빠진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제조업 경쟁력 회복을 통해 수백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공산품에는 60%의 관세 부과하겠다고 했지요. 이러니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겁니다. 요즘 한국 증시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 매도세입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1일 4821억원, 12일 3097억원, 13일 7120억원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그럼 트럼프가 처음 대통령이 됐을 때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대통령 당선 다음날인 2016년 11월9일 코스피 지수는 1958.38이었습니다. 대통령 취임일인 2017년 1월20일에는 2065.61로 뛰더니 퇴임일인 2021년 1월20일에는 3114.55까지 올랐습니다. 트럼프 1기 때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지만 평균 관세는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사실 관세부과 효과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외국산에 관세가 붙으면 외국기업과 경쟁하는 자국 기업의 경쟁력은 높아지겠지요. 하지만 수입 소비재 가격과 중간재 수입 가격도 뛰니 제조기업은 오히려 원가가 올라갈 겁니다. 여기에 달러 강세가 극심하니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겁니다.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하면 요즘 시장 반응은 과도한 감이 있습니다.
김창규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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