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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당신에게 암이 있고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상상해 보자. 의사는 최소한 두 가지 치료 방식을 제시하고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분명 당신은 몸 상태를 기준으로 가장 효과적인 항암 치료를 원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일단의 의료 연구진이 이런 결정을 훨씬 더 쉽게 만들었다.
최근 영국 의료진은 놀랍게도 첨단 공장, 스마트 시티, 항공우주 등에서 사용되는 것으로만 여겨졌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인체에 적용해 암 치료의 미래를 훨씬 더 밝게 만들었다. 이들은 실제 암 환자의 ‘인간(인체) 디지털 트윈(Human Digital Twin)’을 사용해 가상으로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임상 시험을 정확히 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로써 의료진은 더 나은 암환자 치료 방법에 대한 고민 시간을 덜 수 있게 됐고 환자도 더 짧은 시간에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화제의 이 기술은 천체물리학자들이 블랙홀을 발견하는 데 사용하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해 개발된 이른 바 파사이트-트윈(FarrSight Twin)이라는 기술이다.
우즈마 아스가르 박사가 주도하는 영국 연구진은 지난달(10.23~25)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제36회 ENA(유럽암연구치료기구(EORTC)·미국립암연구소(NCI)·미암연구협회(AACR)) 주최 ‘분자 표적 및 암 치료법’ 심포지엄에서 이 기술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 내용은 ‘치료에 대한 개별 환자의 반응 예측에 의한 암 치료 및 치료 개발 혁신(Transforming cancer care and therapeutic development by predicting individual patient responses to treatment)’이란 제목으로 발표됐다.
암환자의 효율적 항암치료를 도와 치료 비용과 시간을 단축해 줄 이 첨단 인체 디지털 트윈 기술에 대해 알아 봤다.
디지털 트윈으로 미리 가상으로 여러 치료법을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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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960년대에 아폴로 13에서 발생한 산소 탱크 폭발(1970.4)과 그에 따른 엔진 손상을 평가하기 위해 여러 시뮬레이터를 만들면서 이 개념을 처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제 인공지능(AI), 차세대 모바일 통신, 빅데이터의 발전으로 이 기술이 이륙하면서 의료를 포함한 여러 산업을 뒤흔들 혁신을 가져오려 하고 있다.
영국 연구진은 천체 물리학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고급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이 기술을 원시(遠視)트윈(Farr-Sight Twin)이라고 명명했다. 이 기술을 방대한 양의 분자 및 환자 데이터에 적용함으로써 이종(異種)의 암(종양) 데이터 세트를 단일하고 전체적인 환자 반응 모델로 통합할 수 있다.
즉, 의료진은 서로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치료를 받은 수천 명의 암 환자의 종양에서 수집된 생물학적 데이터와 함께 모든 데이터를 결합해 실제로 치료받을 환자의 암과 동일한 인체 디지털 트윈을 재생성한다.
그런 다음 공개된 임상 시험에서 직접 가져온 치료 방법을 디지털트윈에 적용할 수 있다. 그결과는 환자가 치료에 어떻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는지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암 환자의 디지털 트윈이 가상 실험 대상(기니 피그)을 역할을 하면서 임상시험 효과를 비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치료법을 예측하고 환자가 어떻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는지 예측한다. 궁극적으로 환자는 디지털 트윈에서 다양한 치료법을 가상으로 시험해 보고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항암치료에 필요한 엄청난 비용과 시간 절감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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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은 이처럼 이 접근 방식을 사용해 암 연구자들이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테스트하기 전에 가상 임상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 시험에 참여하는 각 환자에 대한 디지털 트윈과 임상 시험을 함께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모든 시험에 대한 대조군을 형성할 수 있다.
현재 런던 로열 마스덴 NHS 파운데이션 트러스트의 컨설턴트 의료 종양학자인 우즈마 아스가르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는 새로운 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수십억 달러(수조원)를 지출하고 있다. 일부는 성공하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디지털 트윈을 사용해 개별 환자를 대표하는 임상 시험 코호트(집단)를 구축하고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사전에 어떤 치료법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비교 확인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스가르 박사는 개인화된 암 치료법에 중점을 둔 바이오테크 회사인 콘서(Concr)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 과학책임자(CSO)이기도 하다.
실제 비교해 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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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가르 박사와 그녀의 동료들은 이 접근 방식을 사용해 시험에 참여한 각 실제 환자를 나타내는 디지털 트윈을 가지고 발표된 임상 시험을 재현했다.
이들의 디지털 트윈을 이용한 가상 임상 시험은 두 가지 다른 약물 요법을 비교한 유방암, 췌장암 또는 난소암 환자 대상의 실제 2상 또는 3상 임상 시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비교시험 결과 연구진이 개발한 파사이트 트윈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예측한 방식의 치료를 받은 환자의 반응률은 75%였고, 다른 치료를 받은 환자의 반응률은 53.5%였다. 반응률은 치료 후 종양(암)이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환자의 비율이다.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연구에서 사용한 시험은 유방암, 췌장암 또는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이는 안트라사이클린(anthracyclines), 탁산(taxanes), 백금 기반 약물, 카페시타빈(capecitabine) 및 호르몬 치료를 포함한 두 가지 다른 약물 요법을 비교한 2상 또는 3상 시험이었다.
아스가르 박사는 “다양한 종양 유형에 대한 임상 시험을 시뮬레이션해 다양한 화학 요법에 대한 암환자의 반응을 예측하는 이러한 유형의 기술을 적용하게 돼 기쁘고 그 결과는 고무적이다. 이 기술은 연구자들이 약물 개발의 훨씬 초기 단계에서 환자 시험을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여러 번 다시 실행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테스트하고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기술은 이미 환자를 시뮬레이션해 새로운 치료법의 효과를 기존 표준 치료와 비교하는 대조군 역할을 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ENA에 따르면 아스가르 박사와 그녀의 동료들은 현재 파사이트 트윈을 사용해 이 기술이 어떤 가능한 치료법이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 치료법인지 예측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지 확인하고 있다. 삼중 음성 유방암은 특히 더 공격적인 유형의 종양으로서 성장 속도가 빠르고 전이 위험이 더 높은 암이다.
이 프로젝트는 콘크르(Concr), 런던 암 연구소(ICR), 더럼 대학교, 영국 로열 마스덴 병원 연구자들의 공동협력 프로그램으로 수행됐다.
이번 성과에 대해 미국 휴스턴에 있는 텍사스대학교 MD 앤더슨 암센터의 티모시 A 얍 교수는 “암 치료의 주요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암 유형이 많이 있다. 새로운 암 치료법을 설계하고 시험하는 것은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며 비용이 많이 든다.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이 과정을 더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다면, 앞으로 환자를 위한 더 나은 치료법을 더 효율적으로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ENA 심포지엄의 공동 의장을 맡았으며, 영국 연구진의 이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인체 디지털 트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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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교적 최근인 지난 2월 29일 네이처 리뷰 전기공학지에 발표된 ‘인체 디지털 트윈 개발을 위한 로드맵’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인체 디지털트윈(Human Digital Twin)에 대해 “인간 디지털트윈은 고급 분석 및 모델링을 통해 건강 결과를 시뮬레이션, 예측 및 최적화하기 위해 센서와 의료 기기로부터 얻어지는 실시간 데이터를 사용해 생성된 개인의 생리적 상태를 가상으로 표현한 것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간 디지털트윈은 의료 및 웰빙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책임감 있고 효과적인 구현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얽히고설킨 엔지니어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논문은 해결해야 하는 지원, 보안, 비용 및 윤리적 고려 사항도 강조하고 있다.
인체 DT의 상태와 전망에 대한 개요를 제시하고 웨어러블 기기 형태의 감지 구성 요소부터 데이터 수집, 분석 및 의사 결정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인체 DT의 개발을 안내하는 5단계 로드맵을 제안한다.
이 논문은 인체 디지털 트윈 모델링 접근 방식에 대해 ▲웨어러블 센서 기술과 알고리즘은 인체 데이터를 캡처하고 DT를 구축하는 데 필요하며 ▲인체 디지털 트윈의 책임감 있고 효과적인 구현을 위해 지원, 보안, 비용 및 윤리를 고려해야 하며 ▲인체 디지털 트윈의 한계와 전망은 효율적인 컴퓨팅 아키텍처의 필요성과 개인화된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임상 환경에서의 효과적인 통합과 관련이 있다고 쓰고 있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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