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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통신비 부담 덜어달라”...장관 요청에 사장들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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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장관·업계 CEO 간담회
5G보다 비싼 LTE요금제 없애기로
불법 스팸문자 근절도 추진


매일경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간담회를 열고 통신업계 현안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유 장관,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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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계 통신비 부담을 덜기 위해 통신3사에 서비스 경쟁에 나서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3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 3사 최고경영자(CEO)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과점 구조가 장기간 고착화된 상화에서 시장의 전반적인 경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통신사 대표를 만나 통신 시장 과점 구조의 폐해를 지적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유 장관은 통신사들이 서비스·가격 경쟁에 나서기 보다는 과점 시장에 안주하고 있다는 의견을 명확히 밝혔다. 유 장관은 정보통신산업(ICT) 당면 과제로 △국민의 통신비 부담 완화 및 통신시장 경쟁 촉진 △불법 스팸 등 통신을 매개로 한 각종 불법행위의 근절 △중소상공인 지원 및 AI 등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투자 등을 제시하면서 “정체된 경쟁을 혁신하는 노력 또한 시대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통신사들은 경쟁을 통해 보다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에 호응했다. 특히 지난달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5세대(5G)와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의 역전을 빠른 시일 안에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LTE 요금 역전 문제는 최근 5G 요금제 가격을 내리면서 속도가 더 느린 LTE 요금제가 더 비싸진 현상을 말한다. KT는 먼저 내년 1분기 5G·LTE 통합 요금제를 내놓기로 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또한 정산 시스템을 마련하는대로 통합 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했다. 소비자 통신비 부담을 덜기 위해 출범한 알뜰폰 또한 통신 3사 자회사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통신사들은 구조 개선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법 스팸 문자를 근절해야 한다는 요청에 대해서도 통신사들은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해 내놓겠다고 화답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불법 스팸을 근절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KT와 LG유플러스 또한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이날 밝혔다. 유소년의 불법 스팸 노출 최소화를 위해 만 12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새 번호나 장기 미사용 번호를 우선 부여하는 방안도 이날 언급됐다.

“소상공인을 지원해 달라”는 유 장관의 요청에 대해서도 김영섭 KT 대표는 중소 상공인을 지원하는 전담 부서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이 동반성장펀드를 통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고 했으며,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우리동네 멤버십을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통신사 CEO들에게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요청했다. 유 장관은 정부와 민간이 원팀이 돼 AI G3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면서,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 및 6G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달라고 3사 CEO에게 말했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미묘하게 다른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유 대표는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도 한국이 스스로 AI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최근 협력 관계를 구축한 가운데 향후 AI 분야 투자 없이는 통신사의 미래도 불투명한 만큼 과감히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AI의 발전은 우수한 통신망을 전제로 한다”면서 “AI의 발전이 통신기술에 접목됨으로써 AI가 통신망의 발전에 기여하기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향후 AI와 통신의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는 것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발전의 당면 과제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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