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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꿈꾼 몽골 청년 노동자 사망…사업장 특별감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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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따라 5세때 한국 이주…출근한 지 8개월 만에 사고

연합뉴스

"이주 노동자 산재 사고 철저히 조사하라"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14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고 강태완 씨 유족과 시민단체가 강씨의 사망 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강씨는 지난 8일 오전 11시께 김제시 한 특장차 업체에서 끼임 사고로 숨졌다. 2024.11.14 jaya@yna.co.kr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한국에서 평생 살았고, 한국인이 되고 싶어 했던 청년 노동자는 본인이 원하던 꿈을 펼치기도 전에 숨졌습니다."

전북 김제시의 한 특장차 업체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몽골 국적 강태완(32)씨 유족과 노동단체가 14일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노동 당국에 촉구했다.

강씨 유족과 노동단체는 이날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는 이주 청년 노동자 산업재해 사망사고에 대해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유족에 따르면 특장차 업체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강씨는 지난 8일 오전 11시께 새로 개발한 10t짜리 건설 장비를 옮기다가 고소 작업대와 이 장비 사이에 몸이 끼어 숨졌다.

몽골 국적인 강씨는 다섯 살이던 1997년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들어와 이후로는 계속 국내에 머물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우리나라에서 다녔지만, 성년이 되고 나서 자신이 미등록 체류자라는 것을 알게 돼 자진 출국한 뒤 2022년 재입국해 국내 대학을 졸업했다.

올해 3월부터는 지역특화형 비자를 받아 연구원 직책으로 특장차 업체에 취업해 무인 건설장비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맡았으나 출근한 지 8개월 만에 사업장에서 변을 당했다.

이날 취재진 앞에 선 강씨의 어머니는 "남편 없이 30년 넘게 자식을 키웠는데, 하루아침에 아들을 잃었다"며 "앞으로 아들 없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무섭다"고 울먹였다.

그는 "사람한테 보호장비도 없이 그렇게 위험한 일을 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젊은 나이에 억울하게 죽은 내 아들의 사고에 대한 진상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고인의 어머니와 함께한 민주노총 전북본부, 이주 노동자 평등연대 등 단체는 해당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안전보건 시스템 마련, 고인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강씨의 사망 원인이 '늑골 및 척추 손상·폐 파열' 등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사업장의 안전보건 조치 이행 및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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