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출신’ 국방·안보보좌관·국가정보국장
“김정은과 협상”… 개버드 요구 뒤 실현
지난 8월 29일 미국 위스콘신주 라크로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유권자와의 대화)에 털시 개버드(오른쪽) 전 연방 하원의원과 함께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가 유세를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는 13일 개버드를 집권 2기 첫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지명했다. 라크로스=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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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요직에 또 플로리다주(州)를 지역구로 둔 현직 의원과 군 출신이 발탁됐다. 공화당 행정부에서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할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내정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은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트럼프 당선자는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기반 현역 의원 두 사람을 차기 정부 각료로 공식 지명했다. 각각 법무장관, 국무장관에 지명된 맷 게이츠 연방 하원의원,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이다. 앞서 백악관 비서실장에 낙점된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플로리다주를 주무대로 활약해 왔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 역시 플로리다가 지역구다.
군 출신 인사도 트럼프 집권 2기 각료진에 속속 합류 중이다. 왈츠는 육군 특수부대(그린베레)에서 복무했다. 전날 국방장관에 낙점된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 또한 육군 주방위군 소령 출신이다. 개버드는 아예 2003년부터 육군 주방위군으로 복무 중인 현역 군인이다. 지금껏 정부 요직을 맡은 군 출신 인사는 장성급이었던 것과 달리, 이들은 모두 영관급 장교 출신이다. 모두 해외 파병을 경험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DNI 국장을 맡게 될 개버드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를 지지한, 몇 안 되는 민주당 출신 정치인이다. DNI 국장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방정보국(DIA) 등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며 내각 회의에도 참석한다.
1981년 태평양 섬나라인 미국령 사모아에서 태어난 개버드는 두 살 때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이주했고, 21세 때인 2002년 하와이 주의회의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이 됐다. 2013~2021년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으로 하와이주를 대표했지만, 정책 이견 등을 이유로 2022년 민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활동하다 올해 공화당에 입당했다.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조기 사퇴했으나 당시 토론 때 올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거세게 몰아붙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경험을 토대로 이번 선거전에서 트럼프의 TV 토론 준비를 도왔다.
북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사정권인 지역구 하와이에 2018년 1월 미사일 위협 오경보가 내려져 주민들이 공황에 빠지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로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날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 겸 국토안보보좌관에는 당초 예상대로 ‘이민 대응 강경파’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공식 지명됐다. 루비오의 국무장관 낙점까지 합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팀과 ‘국경팀’(남부 국경 강화·불법 체류자 추방 담당)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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