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다이빙 유엔 부대표 주한대사 내정
트럼프 2기 맞아 한중관계 개선 신호
美 '우선주의' 맞선 다자주의 외교 강화
中아프리카 정상포럼 실무 총괄 경험도
중국이 다이빙(戴兵) 주유엔(UN) 중국 대표부 제1부대사를 신임 주한 중국대사로 내정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한·중 관계를 개선하는 한편 북한 문제를 둘러싼 다자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4일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다이빙 부대사를 신임 주한 중국대사로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7월 싱하이밍(邢海明) 전 대사 이임 후 넉 달 만에 이뤄진 인사다.
이번에 주한대사로 임명된 다이 부대사는 이전 대사보다 '중량급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다이 부대사는 2017년부터 중국 외교부 아프리카사장(국장)을 지내다 2020년 주유엔 중국 대표부로 옮겨 현재까지 부대사로 재직 중이다. 주유엔 중국대표부 대사는 한국으로 치면 '차관(副部)'급으로, 제1부대사는 '국장(正司局)'급으로 전해진다. 전례에 따라 국장급 인사가 주한 대사를 맡은 것이다.
하지만 다이 부대사가 '다자외교의 꽃'인 유엔에 있다가 한국으로 온다는 점, 그리고 유엔 대표부 부대사 중 가장 순위가 높은 제1부대사라는 점에서 이전 대사와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귀환'을 앞두고 중국이 최근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한·중 관계의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게다가 다이 부대사는 2020년 8월부터 유엔에서 4년 넘게 몸 담으며 북핵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업무를 다뤄온 '다자외교' 전문가다. 1995년 중국 외교부에 입부해 아프리카, 싱가포르, 북미 오세아니아주까지 다양한 지역 외교 업무 경험도 풍부하다. 주로 '한반도통'으로 채워졌던 전임 대사와 달리 다자주의 전문가를 발탁한 것은 트럼프 2기의 강경한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한국, 북한,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과의 다자 외교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다이빙 부대사는 1967년 8월생으로 안후이사범대학 외국어과를 졸업했다. 1995년 중국 외교부에 입부해 아프리카사(司, 국)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주남아프리카공화국, 주싱가포르 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했다. 2003~2004년엔 닝샤회족자치구 외사판공실 부처장을 맡은 경험도 있다. 이후 아프리카국 사무차장, 북미·오세아니아부 참사관, 아프리카부 국장 등을 지냈다.
특히 아프리카국 국장 재임 시절인 2018년엔 중국-아프리카 정상포럼 행동위원회 비서장으로, 그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 실무 업무를 총괄했다. 3년에 한번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정상회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기조연설을 하고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와 정상회의를 하는 중국의 중요한 외교이벤트다.
아주경제=베이징=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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