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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르포] '도루묵 없는' 도루묵 축제…불바다 된 동해, 사라지는 겨울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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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맘때면 강원도 속초에선 도루묵이 풍년이라 축제까지 열리곤 하는데요, 올해는 어찌 된 일인지 어획량이 작년의 절반도 안 되고 도루묵 가격도 두 배로 뛰었다고 합니다.

이것 역시 기록적인 폭염 때문인데, 이예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동 트지 않은 새벽, 항구로 배 한 척이 들어옵니다.

어민들이 방금 도착한 배에서 그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도루묵은 제철인데, 새벽 내내 조업한 양이 이 정도로 상자 절반도 못 채웠습니다.

[김용식/도루묵 어선장 : 혹시나 하고 매일 다니는 겁니다. 기름값도 비싸고 저렇게 잡아선 계속 적자예요.]

지난주 동해안의 도루묵 어획량은 76톤으로, 작년의 절반도 안 됩니다.

한때 연 7천톤 넘게 잡혔지만, 매년 급감하고 있습니다.

결국 어민들이 조업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김용식/도루묵 어선장 : {오늘은 4척이더라고요?} 네, 평상시 많이 잡힐 때는 열댓 척 정도인데 지금은 워낙 안 나오다 보니 배 숫자도 많이 줄었고…]

20마리에 1만~2만원 하던 위판 가격은 자연스레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경매사 : 자, 도루묵! (20마리) 4만700원!]

[경매사 : 비쌀 땐 6만원까지 간 적도 있어요.]

매년 여는 도루묵 축제, 올해는 특히 비상입니다.

손님은 계속 오는데, 물량은 적고 가격은 올랐기 때문입니다.

[장준영/도루묵 축제 상인 : (기존 물량의) 10분의 1. 한 판에 1만5천원 하던 게 지금은 3만5천원, 4만원 하니까 손님이 부담스러워해요. 너무 미안하죠.]

이런 부담 탓에 축제 규모도 줄었습니다.

[김영식/강원 속초시 청호어촌계장 : 7팀이 했어요, 작년엔. 근데 올해는 안 하겠다, 안 하겠다 해서 네 팀만 한 거예요. 여기 (도루묵이) 없어서 지금 고성까지 올라가서 중매인이 가서 사 오고 (있어요.)]

이상 기후가 원인입니다.

도루묵은 수온이 6~11도일 때 알을 낳기 적합한데, 최근 이맘때 동해 수온은 평균 15.2도에 이릅니다.

[임지안/도루묵 축제 상인 : 물이 불폭탄이래요 불폭탄. 오징어 안 나듯이 이렇게 안 나는 거예요.]

국립수산과학원은 결국 '도루묵 회복 전담반'까지 만들어 어선 그물에 붙은 도루묵알을 긁어 모아 인공 부화시키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준택 / 영상편집 김영선 / 영상디자인 신하경]

이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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