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정년퇴직 후 촉탁 계약직으로 재고용된 직원에게도 조합원 자격을 주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내부 의견이 갈리면서 무산됐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숙련 재고용 직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현대차 지부 규정 개정 안건' 투표를 진행했다. 다만 가결 조건인 대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부결됐다.
이 안건은 정년퇴직 후 촉탁 계약직으로 재고용된 인원에게도 노조 지부장 등 임원 투표권, 단체교섭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권,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권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현대차에선 생산직(기술직)으로 정년퇴직 후 자신이 원하면 총 2년간 촉탁 계약직으로 근무할 수 있다. 이들에게 피선거권, 즉 자신이 임원 후보로 나설 수 있는 권한을 제외하고 기존 조합원과 같은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업계에선 현대차 정년퇴직자가 매년 2000명을 넘기는 상황에서 노조가 세력 유지를 위해 이 같은 안을 추진한 것으로 본다.
다만 노조 관계자는 "수십년간 근무한 직장에서 계약직 비조합원으로 다시 일하는 것이 불명예라는 의견이 많아 이번 안을 추진했다"며 "촉탁직에 조합원 자격을 줄 때 고려해야 할 여러 문제를 두고 대의원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적으로 부결됐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장선아 기자 sunris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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