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3개월만에 상승…국제유가·먹거리도 불안
트럼프발 강달러 기조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고착화할 조짐을 보이며 수입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농산물·에너지 등 수입 의존도가 워낙 높아 간신히 잡혀 가던 소비자물가가 재반등할 수 있다.
원가 부담에 자영업자 경영난이 심화하는 한편 동절기를 지나며 난방비 폭탄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2.2% 올랐는데 같은 기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61.0원으로 전월보다 2.0% 상승했다. 환율은 수입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달 들어서는 평균 환율이 1390원대 중반까지 치솟은 상태다. 고율 관세와 감세, 재정 확대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공약 대부분이 달러 강세를 유발할 이슈이기 때문이다. 이달 말 기준으로 평균 환율이 1400원을 뚫을 공산이 크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미국의 정책 기조 변화 등을 언급하며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 적극적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환율 급등이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구두개입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의 경우 곡물, 육류, 식료품, 낙농품 등의 수입물가가 크게 올랐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장바구니 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한편 식재료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요식업계 등 자영업자의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한 수입물가도 계속 오르고 민생고 역시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 가격 추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과 중동 분쟁 심화에 고환율 변수까지 더해져 지난달 원유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3.9% 올랐다.
동절기 난방용으로 쓰이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물가도 각각 3.4%와 5.5% 상승했다. 석탄 수입물가 상승률은 6.0%로 집계됐다. 전력 생산 단가와 가정용 도시가스 공급 가격을 끌어올릴 요인이라 실물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영식 대외경제연구원(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관세 부과와 강달러 영향에 교역 비용이 늘어날 경우 국내 물가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강달러 기조는 일러도 내년 말이나 돼야 돌아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주경제=박기락·김성서 기자 biblekim@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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