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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장관으로 가 복수하리라’…벼르는 트럼프 국방·법무·복지장관 지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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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4일 로버트 에프(F) 케네디 주니어가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행사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팜비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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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백신 반대론자인 로버트 에프(F)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HHS) 장관으로 지명했다. 그는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 등의 주장을 하며 팬데믹 당시 백신 거부 운동을 벌인 인물이다. 앞서 지명된 국방장관, 법무장관,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논란을 빚는 이들 지명자는 자신들이 이끌 부처로부터 ‘박해’받았다는 인식, 즉 트럼프가 선거운동 기간 내세운 ‘복수’에 걸맞은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트럼프는 14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성명을 내어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미국인들은 속임수, 잘못된 정보, 허위 정보에 연루된 식품업계와 제약회사들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며 “보건복지부는 해로운 화학물질, 오염물질, 식품첨가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케네디는 미국을 위대하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존 에프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인 케네디 주니어는 이번 대선에서 제3지대 후보로 출마했다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하차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환경 전문 변호사로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대표적인 백신 거부론자가 되면서 보건복지부와 치열하게 싸워왔다. 그는 부패를 막기 위해 일부 백신에 포함된 수은 성분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면서 ‘아동의 건강 보호’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비과학적 선동이라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코로나19 백신 거부 운동에 열정적으로 나섰다. 미국 정부의 백신 의무화 정책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와 같은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021년엔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을 이끌던 앤서니 파우치 당시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을 ‘제약회사 이익을 대변한다’고 비난하는 책을 내기도 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그의 주장이 허위이며, 공중보건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앞서 지명한 3명도 자신들이 이끌 ‘부처’와 구원이 있다.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는 2021년 1월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나선 국회의사당 폭동 직후 “이들은 단순히 거짓말로 움직이는 음모론자들이 아니다.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라며 방송에서 옹호했다. 2주 뒤 국가방위군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당일 극단주의 세력과 연관돼 있을 우려가 있다며 12명을 경비·보호 업무에서 제외했다. 헤그세스는 자신이 그중 한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곧 제대했고, 이후 군을 비판하는 책을 집필했다.



국가정보국 국장에 지명된 털시 개버드도 정보기관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 그는 올여름 자신이 국내 테러 방지를 위한 감시 목록에 올랐고, 이후 공항에서 빈번한 추가 검사를 받았다며 이 모든 게 자신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는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오랫동안 법무부 조사를 받았다. 수년간의 조사 끝에 2023년 법무부가 불기소 결정을 내렸지만, 이때의 경험은 게이츠가 법무부를 아주 싫어하게 만들었다. 이들 4명이 상원 인준을 받아 임명된다면 ‘복수할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애틀랜틱은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단지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이 아니다. ‘박해받았다’는 인식이다.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할 주요 자격”이라며 “트럼프 본인도 2024년 대선 캠페인 동안 적들에게 복수하고 연방 정부를 뒤엎겠다고 약속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전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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