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 논술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인용…연세대 "대책 논의 중"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연세대 재시험 소송' 후원자 중 한 명인 정모씨가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정병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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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책임을 회피하듯이 구는 건 진짜 아닌 것 같아요. 고3수험생들한테는 인생이 걸린 문젠데 이래도 되나요."
법원이 2025학년도 연세대학교 수리 논술 시험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수험생 혼란이 커지고 있다. 법원 결정으로 연세대 2025학년도 수리 논술 시험에 따른 후속 절차는 판결 선고 때까지 중지됐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부장판사 전보성)는 15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수험생 측이 예비적 청구 취지로 올린 '재시험 이행'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고 대학 자율성을 존중하기로 했다.
문제가 된 자연계 논술 시험은 지난달 12일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진행됐다. 해당 전형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요구하지 않는다. 내신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논술 시험 성적이 곧 당락의 기준이 된다.
법원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졌다. 연세대 진학을 목표로하는 이모씨(20)는 "가처분이 인용된 이상 재시험 외에는 방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합격자 발표도 늦어진다는데 정시지망생으로서 이번 입시 자체에 혼란이 더 해질 것 같아 불안하다"고 했다.
재수생 이모씨(21)는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너무 갑작스러운 결정"이라며 "논술은 정시와 병행해 준비하기 어렵고 학교마다 문제 유형도 다르다"고 했다. 이어 "연대처럼 상위권 학교를 지원하는 학생에게는 수시 지원 한 번의 기회가 소중할 텐데 이런 기회가 박탈당한 것"이라고 했다.
서울의 한 자립형사립 고등학교 교사는 "입시를 오래 담당했던 동료 교사가 '대학이 책임을 회피하듯이 구는 건 진짜 아닌 것 같다'고 했다"며 "학생들은 '수험생들한테는 인생이 걸린 문젠데 이래도 되냐'고 한다"고 했다.
재학생들도 연세대 잘못을 지적했다.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대학에 재학 중인 신모씨(27)는 "논술 시험을 잘 본 학생은 잘 본 대로, 못 본 학생은 못 본대로 피해가 있을 텐데 학교의 잘못이 큰 것 같다"며 "재시험을 할거면 법원 통해서 질질 끌지 말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빠르게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언더우드 국제대학 4학년인 박모씨(23)는 "수시 하나만 보고 달려온 학생들은 타격이 매우 클 것 같다"며 "재시험을 보게 되면 수험생들은 또 피해를 본다"고 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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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재시험을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서울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법원 판결이 최대한 빨리 나와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며 "재시험을 치르게 된다면 빨리 날짜가 잡혀야 한다"고 했다.
혼란이 연세대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시모집은 수험생별로 최대 6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연세대 자연계열 수시 논술에 응시한 수험생 입장에선 합격 발표가 늦어지면서 다른 대학 수시 전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오는 27일까지 수시 최종 등록이 이어진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다른 학교와 교육부 일정도 다 연결돼 있다"며 "입시 일정이 다 지연될 수 있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연세대 논술 전형 중복합격률이 88%였다"며 "다른 대학 수시에 지원한 수험생들의 복수합격 여부가 명확히 결정되지 않으면 오는 6일 수능 점수 발표와 27일 수시 최종 등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세대 수시모집 논술 시험일인 지난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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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기자 sejin@mt.co.kr 김호빈 기자 hobin@mt.co.kr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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