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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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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경향신문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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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국정감사(국감)는 흔히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린다. 속된 말로 누군가는 ‘뜨고’, 누군가는 ‘진다’. 초선의원이 의정활동 1년 차에 ‘국감 스타’가 되는 일은 드물다. 첫 경험이기 때문이다. 지난 21대 국회 때 양평고속도로 노선검증으로 국감 스타가 된 이소영·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두각을 드러낸 건 2~3년차 이후였다. 이번 국감 질의로 주목받은 초선이 있느냐고 서울 여의도 정치권 인사들에게 물어봤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을 꼽는 인사가 많았다. 유튜브에 들어가 보니 보건복지위원회, 국회 운영위에서 서 의원이 기관장들과 공방을 벌이는 영상이 꽤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22대 국회 원 구성 직후부터 진행해온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기획의 마지막 주자로 그를 선정한 이유다.

서 의원은 시각장애인이다. 자신을 소개할 때 ‘소리로 보는 시각장애 국회의원’이라고 먼저 말한다. 소리로 보는 한국 정치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11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 의원을 만났다.

“윤 대통령 임기 단축만이 그나마 덜 망가지게 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탄핵이든 개헌이든 가장 빠른 수단을 국민이 지혜롭게 찾을 것으로 믿는다.”


-스스로 ‘소리로 보는 시각장애 국회의원’이라고 말한다. 지난 8월 20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소리로 봐야 하니 시간을 1.5배 정도 더 달라고 한 게 인상적이었다.

“시각을 대신해서 청각으로 문서를 본다는 뜻이다. 나는 고도 약시다. 전맹은 아니다. 듣는 것으로 눈을 대신한다. 국회 질의나 입법 과정에서 문서화는 정해진 규칙이다. 그런데 그게 눈에 안 보이니 다 들으면서 한다. 게다가 나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문맹’이다. 어릴 때부터 점자를 교육받았다면 촉각과 청각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좀더 빠르다. 그런데 이렇게 딱 하나의 소통수단만 있으니 두 배 정도로 시차가 벌어진다. 그래서 국가시험 같은 데서도 시각장애인은 1.2배에서 1.7배까지 시간을 더 주라고 국가인권위원회도 권고한 바 있다. 그런데 국회는 국회법상 그런 편의에 관한 법률이 구체적이지 않다. 속도를 줄이기 위해 개인적으로도 노력하면서 정당한 권리로 편의 요청을 하고 있다.”

-국감 준비도 쉽지 않았을 듯싶다. 보통 소관 기관 상임위 제출 자료를 보면 산더미 같이 많다.

“그렇다. 국회 운영위에서 인권위 국감할 때 사전에 자료 요청을 했는데 끝까지 안 주다가 회의 시작 날 가져와서 문서 자료를 국감장 책상에 쌓아놓는 일도 있었다. 나에겐 아무런 정보제공도 안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의사진행 발언을 했다. ‘인권위가 돼서 시각장애인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 맞냐, 당장 파일로 자료를 제출해라, 파일로 줘야 들을 수 있는 것 아니냐.’ 매 순간 그런 것이 있다. 정확한 법제화를 통해 보장돼야 하는 이런 숙제가 요소요소에 지금도 너무 많이 남아 있다.”

-국회에 들어오기 전 인권위 비상임위원이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인권위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오히려 인권침해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오기 전부터 윤석열 정권이 임명한 인권위원들이 모욕적인 상황을 만든 경우가 많았다. 인권위원장이 바뀌고 난 다음엔 회의를 비공개로 다 전환하고 참관도 막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인권위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나 결정에 대해 문제삼고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려 애썼다. 인권위원회는 사회적 약자의 최후 보루다. 그동안 진짜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로 진정인·피해자들이 모욕당한 일이 많았다. 오죽하면 인권구제위원회가 아니라 인권침해위원회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그 사례로 이태원 사건 마지막 159번째 피해자 어머니를 참고인으로 모셔 인권위 회의 때 자신이 들었던 막말에 대해 공식 사과를 받고 인권위가 이런 사회적 참사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판단하도록 하는 질의를 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어떤 사안을 중점적으로 물었나.

“이번 국감은 윤석열 정권 임기 반환점을 도는 시기에 열렸다. 이 정부가 국정 기조로 내세워 홍보했던 약자 복지의 문제점을 짚는 데 주력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의료급여의 본인 부담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결론적으로 이 개편은 취약계층의 의료 부담을 높이는 방향이다. 약자 복지를 하겠다며 사회적 약자에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약자 복지인가. 윤석열 정부가 홍보했던 여러 정책이 잘된 건가 싶어 뜯어보면 홍보용으로만 이용하고 실제 내용이 없는 것이 서글펐다. 복지를 시혜로 생각하는 듯해서다. 약자들을 내세워 자기들은 잘하고 있다고 자랑하고 실제로 내용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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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지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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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감기관인 보건복지부에서는 어떤 반응이었나.

“재고하겠다, 검토해 추가하겠다는 답변은 거의 들었다. 자살 예방 대책도 요란하지 않았나.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건희 여사가 마포대교를 방문해 지시할 권한이나 자격이 있는지도 논란이었는데, 실제 정부에서 인터넷 자살사이트 모니터링하는 사람이 딱 한 명이더라. 그걸 지적했더니 복지부 장관이 모르고 있었다. 그런 경우 바로 추가 인력 충원을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복지부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지적에 대부분 공감하고 개선하겠다는 답변은 받았는데 이것이 실제 제도로 확장되고 개선되려면 이후에도 계속 자료 요구를 하고 체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김건희 특검법이나 탄핵 등 여야 극한 대치로 민생이 실종됐다는 비판도 있다.

“나는 민주당이 참여한 비례정당(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1번이다. 민주당의 색깔이 나를 통해 나타난다고 본다. 내가 대변하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회적 약자다. 22대 국회에 들어와서 그분들을 대변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정말 열심히 했다. 민주당이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이재명 방탄’ 같은 것이 아니라 민생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민생해결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를 제시해왔다. 나는 국회에 들어오기 전부터 현장에서 장애 인권운동을 했던 당사자이자 활동가다. 내 공천이 누구를 방탄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자부한다. 그동안 민주당의 최우선 기치는 민생이다. 윤석열 정부가 약자 복지를 내세우는데 이건 대부분 허상이다. 전 국민 70% 이상이 분노하고 있는 김건희 국정농단 문제를 제기하는 건 우리가 민주당이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이기 때문이 아니지 않나.”

-임기 절반이 지났는데 그동안 대부분 분야에서 나라가 망가졌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 이것을 어떻게 복구해야 할까.

“국정 기조를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변할까.

“기조를 바꾸진 않을 것 같다. 임기 단축만이 그나마 나라를 덜 망가지게 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탄핵이든 개헌이든 가장 빠른 수단을 국민이 지혜롭게 찾을 것으로 믿는다.”

-임기 4년을 마치면 어떤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1호 법안으로 제안한 것이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이다. 이동권은 교육권이나 고용·노동권의 바탕이 된다. 이동이 안 되는데 학교는 어떻게 가고, 직장은 어떻게 가겠는가. 장애인에 대한 국가 제도나 서비스는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 보장이다. 장애인이 시민으로 비장애인과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한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다. 장애인을 대표하고 있지만 다른 299인 의원과 함께 제도와 국가시스템을 만들어낸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번 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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