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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활력 잃은 온투업계…신용평가 판매·저축은행 인수검토 '각자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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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48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사 대출잔액/그래픽=이지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P2P) 업계가 고금리에 활력을 잃으면서 각자도생하는 분위기다. PFCT(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옛 피플펀드)와 어니스트AI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 솔루션 판매를 통해 돈을 벌고 있다. 8퍼센트는 내년 중으로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17일 온투업계에 따르면 대출잔액 기준 업계 1위 PFCT는 올해 본업인 연계투자가 아닌 신용평가 솔루션 '에어팩' 판매로 버는 금액이 공헌이익의 30% 가까이 올라왔다. 에어팩을 판매하기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나온 성과다. 공헌이익은 매출액에서 변동비를 제외한 이익으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기업에 얼마나 공헌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PFCT는 연계투자 사업을 위해 개발한 자사의 AI 기반 신용평가모델을 지난해 9월부터 금융사에 구독 형태로 판매했다. 에어팩을 공급받는 금융사는 저축은행·신용카드·캐피탈사 등 중저신용자 신용평가가 필요한 2금융권 회사다. 대표적으로 SBI저축은행·OK저축은행·롯데카드가 있다. PFCT는 KB국민은행·우리카드·OK금융그룹의 인도네시아 법인과 롯데카드 베트남 법인에도 에어팩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최대 신용평가(CB) 기관인 페핀도(Pefindo)와 인도네시아 시장에 특화된 에어팩 공동개발 및 판매 관련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PFCT 관계자는 "이익기여도로 봤을 때 에어팩 구독료의 지분이 30%까지 확대됐다"며 "KB국민은행·OK금융그룹·우리카드 인니 법인에 이어 롯데카드 베트남 법인에까지 에어팩을 공급해 해외 B2B 사업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7위 어니스트AI(옛 어니스트펀드)도 자체 개발한 AI 기반 신용평가 솔루션인 '렌딩 인텔리전스'를 구독 형태로 2금융권에 공급하고 있다. 렌딩 인텔리전스를 유료로 구독 중인 회사는 아직 BNK저축은행 한곳이지만 이외 6개 저축은행과 공급계약을 체결, 백테스팅을 진행하고 있다.

어니스트AI 관계자는 "지난해 렌딩 인텔리전스를 상용화한 후 판매 실적이 매월 좋아지고 있다"며 "저축은행 업계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어 솔루션을 유료로 구독하는 금융사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3위 8퍼센트는 B2B 사업을 따로 하고 있진 않지만 저축은행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내년 안으로 저축은행 인수가 이뤄지면 8퍼센트는 온투업체에서 인터넷 저축은행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8퍼센트는 자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모델을 가지고 저축은행 대출을 영위하면 중저신용자 대출에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온투업체가 연계투자에 집중하는 대신 다른 길을 걷는 이유는 본업 경쟁력이 수년째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온투업체 투자상품의 연수익률은 보통 7% 내외에서 10%대 초중반까지 형성되는데, 최근 몇년간 금융권의 예금금리가 높아지면서 온투업체 상품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 온투업체 상품에 투자하면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뿐만 아니라 연 2% 이내의 플랫폼 이용료까지 내야 해 순수익률은 더 낮아진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온투업체 중 중앙기록관리기관과 이용계약이 완료된 48개 업체의 대출잔액은 2022년말 1조3423억원에서 지난달말 1조947억원으로 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PFCT의 대출잔액은 3329억원에서 2201억원으로 34% 줄었다. 어니스트AI의 대출잔액도 826억원에서 412억원으로 50% 급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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