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를 분석해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기업이 있다. 국내 군 통신 모델링·모의실험(M&S)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에 있는 강소기업 솔빛시스템이 그 주인공이다. 솔빛시스템은 '지능형 수색지원시스템(iSAR)'으로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 'CES 2025'에서 '스마트 시티' 분야 혁신상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iSAR은 휴대전화가 꺼져 있거나 깊은 산속, 험난한 계곡 등 이동통신이 불가능한 전파 음영지역 내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조난자와 실종자 위치를 특정·유추해내는 전파 탐지 솔루션이다. 이동통신사업자가 보유한 구조 대상자의 휴대전화 통신 서비스 사용 기록과 접속 기지국의 위치 및 안테나·주파수 대역 등 상세 정보를 토대로 전파를 종합 분석해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을 선별한 다음 데이터를 분석해 구조 대상자의 휴대전화가 어느 지점에서부터 통신이 되지 않았는지 추론해낸다. 회사 관계자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수색 영역을 기존 대비 최대 25분의 1까지 좁혀 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수색 인력의 과부하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SAR은 신호 패턴 분석 외에 일대 지형 정보와 구조 대상자의 건강 정보, 신체 나이, 등산 경험 등도 다각도로 반영해 조난자가 통신이 단절된 시점으로부터 1~2시간 후 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까지 추려낼 수 있다.
김영구 솔빛시스템 대표(사진)는 "iSAR은 최대 1000명 이상 대규모 인력의 실시간 동선을 추적하고 통제할 수 있어 홍수, 태풍, 지진, 산불 등 재난 발생에 대비한 훈련과 지휘 통제 능력 확보가 가능하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대응 능력을 확보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iSAR은 올해 경기도 북부소방재난본부에서 시범 사용 결과 100점 만점에 94점을 받는 등 실제 사용 후기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혁신제품에 오르고, 조달청의 혁신제품으로 등록된 바 있다.
솔빛시스템에 따르면 위치정보법 하부 시행령 개정이 이뤄질 경우 구조 현장에서 iSAR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구조 대상자가 전파 음영지역 내에 있을 경우 이동통신사업자는 긴급구조기관으로서 마지막 접속 기지국 정보만을 제공한다. 김 대표는 "향후 일선 구조 현장에서 iSAR 시스템을 도입해 긴급구조기관이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된다면 구조 골든타임 내에 보다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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