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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재명 "나는 죽지 않는다"… 항소심 '黨차원 직접대응'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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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 인근에서 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 장외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민주당이 초대형 암초를 만났다.

민주당은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대선 보조금 434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만큼 항소심부터는 당 차원에서 이 대표 재판에 총력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1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판의 심각성 차원에서도 그렇고, 당의 보전금을 반환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지금까지보다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진행된 검찰의 악의적인 수사와 기소에 대해 재판부가 이해하지 못한 채 판결이 이뤄졌다"며 "민주당은 법리적 근거에 기초해 철저히 준비해 진실을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광주고검장 출신인 박균택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법리상 무죄가 너무 확실한 부분이고 지금도 소신에 변함이 없다"며 "그렇다 보니 유죄를 전제로 한 논의가 그간 없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판결이 나오게 항소심에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재판과 관련해 직접 개입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운 것은 이번 1심 선고로 당이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법원에서 선고가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되고 앞으로 10년 동안 선거에 나갈 수 없다. 민주당은 대선 과정에서 보전받은 434억원을 반납해야 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유력 대선주자를 잃는 동시에 수백억 원의 재정 손실까지 입게 되는 셈이다.

김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변호사 선임은 이 대표가 관여해 왔지만, 이 사건은 이 대표의 문제이면서 직접적인 당의 문제가 되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변호인단을 구성하거나, 당에 있는 율사 출신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법률위원회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격적인 여론전도 예고됐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번 재판 내용을 보면 이 대표 본인이 실제 했던 말과 아닌 말에 대한 검찰 입장만이 일방적으로 담겼다"며 "이후 재판에서도 같은 문제가 이뤄질 수 있어 관련 내용을 국민에게 적극 알려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고로 인해 이 대표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선을 그었다. 리더십 교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김 사무총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 이견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당이 더 잘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계속 이어지며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는 25일에는 이 대표에 대한 위증교사 사건 재판의 선고가 예정돼 있다.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재판은 1심이 진행 중이다.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도 1심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민주당은 여론 반전을 위해 오는 28일로 예정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결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이 대표는 1심 선고 다음날인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제3차 집회에 비장한 표정으로 등장해 "이재명, 펄펄하게 살아서 인사드린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반(反)민주주의의 싸움이 시작됐다"며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 나라의 주인이 윤석열, 김건희, 명태균 등으로 바뀌었다"며 "이제 국민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인 자리를 당당하게 되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그들이 즐겁게 황제골프를 치는 돈조차도 우리가 새벽 일찍 만원버스 타고 나가 피땀 흘려 번 돈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자"며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도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집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해 지지층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당원의 지지를 받으면 공직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던 게 노무현 대통령이었고 노 대통령이 열어준 그 길을 제가 따라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순간부터 나는 개인 이재명이 아니라 이 나라 국민의 충실한 도구로서 유용하게 쓰이길 바랐고, 그 이상을 바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장외집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 대표의 정치생명만 없애면 자신들은 처벌받지 않을 것이고, 그 알량한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단단히 하고 있다"며 "미친 정권에 미친 판결"이라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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