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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화에 당황한 野…전략 대전환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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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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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예상 밖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당황과 혼란의 기색이 역력하다. 이대로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게 될 경우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 대표의 향후 10년 간 대선 출마의 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공격이 최고의 방어'라는 기조 아래 민주당은 당분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퇴진 촉구 등 공세 수위를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여론 지형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흘러가지는 않을 전망도 있어 향후 대여 전략을 재편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이후 당 대응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유죄가 확정될 경우 보증금(선거비용 434억원) 반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는 더 이상 이 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직접적인 문제"라며 "지금까지 대응해온 것보다 훨씬 더 구체적, 직접적으로 당 차원에서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백현동 국감 발언'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의 쟁점 사항을 하나하나 반박하며 장외 변론에 나섰다. 광주고검장 출신 박균택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이 대표가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에 대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직무유기 협박을 받은 것'이라고 발언 한 것에 대해 "발언의 초점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검찰과 같은 방식으로 해석해서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당시 이 대표의 발언이 담긴 국정감사 발언 속기록을 기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여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명태균 게이트'를 중심으로 현 정부 실정을 부각하며 퇴진 여론을 계속 띄우려 할 전망이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공직선거법 혐의에 대한 확정 판결을 최대한 지연시키고 그 사이 퇴진 등이 이뤄지는 시나리오가 최선이어서다.

또한 민주당은 18일 저녁 7시부터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김건희 특검법 관철 민주당 국회의원 2차 비상행동 선포식'을 개최한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에 대비해, 특검법에 대한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8일까지 '2차 단체행동'을 열고 여론전에 나설 계획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일반 대중 시각에서 이 대표가 명품백을 받은 것도 아니고 발언 한 두 마디 잘못한 것으로 대통령이 될 자격을 잃을 수 있다는 게 납득 가능하겠나"라며 "이번 판결이 현 정부와 검사가 무리한 기소를 추진한 결과라는 논리로 대중에게 설득된다면 '탄핵' 등 현 정부 비판 구호로도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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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중장기적으로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받을 전망이다. 공직선거법 혐의 재판의 경우 확정 판결이 대선 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원칙적으로 공직선거법 사건 1심은 기소 후 6개월, 2·3심은 3개월 내에 마쳐야 한다. 이 대표에 대한 1심은 2년2개월이 걸렸지만 1심에서 주요 사실관계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어느 정도 이뤄진 만큼 확정 판결은 이보다 더 빠르게 나올 수도 있다. 결국 이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 역시 이제 시나리오 중 하나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정치권 예상보다 높은 수위의 형이 선고된 점도 지금까지 민주당의 사법리스크 대응 실패를 보여준다는 해석도 있다. 법정 밖에서 현역 의원과 시민 사회를 동원해 무죄를 주장해 온 것이 오히려 사법부의 재판권 침해 위기감을 불러와 예상밖 '중형'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이번 판결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통상적인 재판 진행 과정의 컨센서스(합의)를 어기고 과도하게 사법부를 압박한 결과다. 통상 정치적 압박이 가해지면 사법부는 오히려 사안을 중도적으로 보려고 한다"라면서도 "최소한 민주당 지지자에게는 앞으로도 '정치검찰' , '야당탄압'은 유효한 프레임일 수 있으나, 다시 재판부의 판결이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초선 의원도 "탄핵도 결국 중도층이 돌아서야 가능한 일이고 여권과 언론에서는 계속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언급할 텐데, 우리가 외치는 탄핵 구호에 중도층은 반응하지 않고 계속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박균택 법률위원장은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왜 재판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는지를 묻는 지적에 "이번 선거법 위반 혐의는 법리상 무죄가 될 것이 너무 확실했고 지금도 (이 같은) 소신에 변함이 없다"며 "(재판부가) 곡해할 것이라고 어떻게 예측했겠나. 현실은 현실이니, 항소심에서는 법원의 (판단)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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