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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세계 속의 북한

“북 추가 파병 차단”…바이든, 우크라에 장거리미사일 러 공격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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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육군이 2021년 12월 뉴멕시코주에서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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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공격에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미국 관리들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는 조처로, 미국이 제공한 미사일이 북한군을 타격하는 데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이 강한 파괴력을 지닌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데 사용하도록 허가했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300㎞에 이른다. 미국은 러시아 영토 공격에 이용돼 러시아를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거리가 짧은 구형 에이태큼스 미사일만 공급하다가 올해 4월부터 신형 에이태큼스를 우크라이나에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 영토 공격은 계속 금지해왔다.



미국 관리들은 이번 결정은 러시아군이 북한군 1만명이 포함된 5만 병력으로 쿠르스크 탈환전에 나선 것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기습 점령한 자국의 서쪽 영토인 쿠르스크의 일부 지역을 되찾기 위한 대규모 작전을 시작했고, 미국은 현지의 북한군도 전투에 가담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미국 관리들은 따라서 북한군도 에이태큼스 미사일의 표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의 에이태큼스 미사일은 쿠르스크에 투입된 러시아군 및 북한군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을 방어하는 데 우선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후 바이든이 다른 지역에서의 사용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임기가 2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바이든이 중요한 결정을 내린 것은 북한군 참전이 결정적 계기라고 미국 관리들은 설명했다. 미국 행정부 안에서도 러시아를 자극해 확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여전하지만 바이든은 북한에 ‘대가’를 치르게 해 추가 파병을 막을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한다. 미국 쪽은 북한군이 전투에 가담하면 우크라이나군의 “적법한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우크라이나 쪽에서는 북한군 파병 규모가 10만명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바이든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추가 파병을 막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자국 제공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 영토 공격을 금지해온 영국과 프랑스가 미국과 비슷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떠오른다.



미국 쪽은 바이든의 이번 결정이 전세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북한군 추가 파병을 견제하는 목적과 함께, 우크라니아군이 쿠르스크의 일부 지역을 계속 장악하게 만들어 종전 협상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면서도 그 방법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제이디(J.D.) 밴스 부통령 당선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이 점령한 영토를 양보하는 것을 종전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를 계속 점령할 수 있다면 러시아군에게 빼앗긴 자국의 동부 및 동남부 영토와 교환하는 방식이 가능해질 수 있다.



바이든의 결정은 군사 원조에 회의적인 트럼프의 집권을 앞두고 임기 끝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도 풀이된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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