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쟁입찰서 단독 협업제품 선정
글로벌 판매 지역·협업 범위 등 논의
“향후 다른 암종으로 협업 확대 추진”
글로벌 판매 지역·협업 범위 등 논의
“향후 다른 암종으로 협업 확대 추진”
서범석 루닛 대표는 올해 4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현재 5곳이 넘는 글로벌 빅파마의 신약 개발에 루닛스코프를 활용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히고 있다. 이 중에서 면역항암제를 다루는 글로벌 빅파마 1곳과 루닛스코프를 활용한 공동임상 관련 상용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 제공=루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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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AI 기반 디지털 병리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루닛의 ‘AI 동반진단’ 기술을 활용해 항암제 공동 임상을 진행하기 위한 수순이다.
루닛은 아스트라제네카와 비소세포폐암(NSCLC) 대상 AI 기반 디지털 병리 솔루션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후 글로벌 빅파마 본사와 직접 체결한 첫 계약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전 세계 의료 AI 회사를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닛은 AI 기술력을 비롯해 그동안 26개국 이상에서 실제 임상 현장에 AI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경험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아스트라제네카의 단독 파트너로 최종 선정됐다.
계약 조건은 양사 모두에 ‘비독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외에도 향후 미국 머크(MSD)를 비롯한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루닛 스코프를 활용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34조원 매출을 달성한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경우 루닛 스코프를 통해 최소 1.5배 높은 반응률 향상을 이끌어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협업은 최근 바이오마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루닛 스코프가 타깃하는 글로벌 종양 바이오마커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140억 달러(한화 약 20조원) 규모로, 2030년까지 연평균 17.3%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밀의료 시대를 맞아 맞춤형 치료 니즈가 높아지면서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 기반 바이오마커 탐색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병리 데이터의 디지털화와 AI 기술의 고도화가 시너지를 내며 시장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루닛 관계자는 “이 시장은 2030년 500억 달러(한화 약 7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성장성은 루닛과 같은 AI 기반 바이오마커 개발 기업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실제 조직 분석 분야와 제약바이오 분야 글로벌 주요 기업들과 협업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루닛은 올해 초 개발을 완료한 AI 병리분석 솔루션 ‘루닛 스코프 지노타입 프리딕터(Lunit SCOPE Genotype Predictor)’를 활용해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한다. 이 솔루션은 병리 진단 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조직염색 방식인 H&E 슬라이드 이미지만으로 비소세포폐암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기존 EGFR 변이 탐색은 방대한 양의 조직 샘플에 대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중합효소연쇄반응(PCR) 등 분자진단 검사 또는 액체생검을 통해야만 결과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 검사는 EGFR 양성 환자를 음성으로 잘못 판정하는 위음성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검사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루닛 AI 솔루션을 활용하면 EGFR 변이 여부 가능성을 5분 이내에 매우 신속하게 탐색할 수 있고, 작은 조직에서도 공간분석을 통해 미량 존재하는 EGFR 변이 암 세포를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약사는 치료제 적용 가능 환자군을 확대할 수 있고, 의료진은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법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병리분석 워크플로우(Workflow)에 루닛 AI 솔루션을 적용하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 중 이뤄질 글로벌 판매 지역과 협업 범위 확대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크리스티나 로드니코바 아스트라제네카 글로벌 종양진단 책임자는 “이번 루닛과의 협력은 종양학 분야에서 정밀의료를 발전시키려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AI를 활용한 솔루션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진단 워크플로우를 최적화하고, 궁극적으로 환자들의 치료 결과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은 이번 계약을 통해 암 진단에 이어 암 치료 분야에서 글로벌 빅파마와 동행하는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양사가 폐암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변이에 대해 AI를 활용한 협업을 확대하기로 협의한 만큼, 전 세계 사망률 1위 암종인 폐암 환자들에 대한 치료 성과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는 1세대 EGFR TKI(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 치료제 ‘이레사(성분명: 제피티닙)’에 이어 주력 제품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3세대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향후 EGFR 외 다른 암 돌연변이 예측 등으로 협업 범위를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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