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의 법정구속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작년에 국회에서 통과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위증교사 사건이 포함돼 있으므로 오는 25일 이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으면 국회가 추가로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법무부 장관 시절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추진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앞장 서서 펼쳤다. 그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2023년 9월21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될 때, (위증교사 사건도) 체포동의요청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사법부가 법정구속하더라도 국회의 체포동의안 통과가 필요하지 않다”고 올렸다.
이런 주장은 얼마나 사실일까. 법조계에선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해석이 분분하다. 다만 1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가 25일 실형을 선고받더라도 곧바로 법정구속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었다.
우선 이 대표에 대한 국회의 체포동의안이 아직 유효한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다. 일각에선 동일 인물의 같은 범죄사실에 대해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인만큼 지금까지 효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지난 국회가 통과시킨 체포동의안의 효력이 지금까지 유지된다고 보긴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부장판사는 “국회가 바뀌었고, 회기도 바뀌지 않았느냐”며 “당시엔 수사단계였는데 지금은 재판단계라 상황도 다르다”고 말했다.
절차상 이 대표가 법정구속되긴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법정구속은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가 현장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피고인을 구속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 예규인 ‘인신구속사무의 처리에 관한 예규’ 제8조는 “법원이나 판사가 회기 중에 있는 국회의원인 피고인·피의자·증인에 대해 체포·구속영장을 발부하려면 그 전에 체포동의요구서를 검찰청이나 수사처에 송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 때문에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가 법정구속을 명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하기 전에 검찰에 미리 체포동의요구서를 보낸다면, 이는 재판부의 심증을 선고 전에 드러내는 것이어서 선후관계가 맞지 않는다. 더구나 재판부가 이 대표를 구속하려 하더라도 체포동의요구서가 국회에서 가결된 후 영장이 집행되는 식으로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른 부장판사는 “선고 전에 피고인을 구속하겠다고 외부에 알리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재판부가 유무죄 및 판결 이유를 고지하지도 않고 체포동의를 요구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현역 의원이 법정구속된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송광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15년 철도비리 혐의로 기소됐다가 법정구속됐다. 하지만 당시 국회가 회기 중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기 용인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부동산 개발업체의 인허가 절차를 봐주는 대가로 3억5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찬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현직 의원이었을 때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정 전 의원의 경우 수사 단계에서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고, 법원도 구속영장을 발부한 상태였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됐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는 차이가 있다. 정 전 의원은 영장 발부 이후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1심 실형 선고로 다시 구속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대표 법정구속 가능성에 관한 여러 시나리오에 대해 “몇 개의 가정이 겹쳐야 생기는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짧게 살고 천천히 죽는 ‘옷의 생애’를 게임으로!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