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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표퓰리즘이 만든 병사 월급 200만원…부사관·학사장교 “간부를 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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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병장 월 205만원 받아
軍 초급간부 형평성 맞춰
초과근무수당 한도도 없애


매일경제

신임 장교 임관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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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18일 초급간부 초봉을 200만 원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밝히며 급격하게 오른 병사 봉급과 ‘키 맞추기’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의 병사 봉급 인상 계획이 끝나는 내년도 월 급여(병장 기준)는 205만 원까지 오른다. 이에 따라 병사와 하사·소위 사이의 기본급 역전 현상이 불가피해지자 부랴부랴 앞자리를 ‘2’로 맞춘 셈이다. 물론 하사·소위의 경우에는 기본급 이외에 당직근무비와 시간외근무수당 등 각종 수당이 붙어 월급 총액은 병사들보다 많다.

그러나 초급간부들은 봉급이 전액 비과세인 병사들과는 달리 △소득세 △지방소득세 △건강보험료 등이 공제된 금액을 받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이 일선 부대 현실이다.

이날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초급간부 급여 인상 계획을 설명하며 “단계적이고 소급적인 접근법으로는 초급간부 근무 여건에 있어서의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그동안 (기본급 및 수당 인상 등을) 단계별로 해왔지만, 이제는 최종 목적지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시도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은 최근 초급간부 모집에 ‘직격탄’을 맞았다. 군 소식통은 “부사관은 물론 초급장교의 70%를 차지하는 학군장교(ROTC) 지원율도 크게 떨어져 인력 수급에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 복무기간도 18개월로 단축된 데다가 초급간부와의 급여 차이도 크게 나지 않아 굳이 학생 때부터 군사훈련을 받아 가며 학군장교로 군 복무를 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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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군 당국은 최전방 근무 초급간부의 경우 2027년까지 세전 연봉을 중견기업 회사원과 비슷한 5000만 원 선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배(기본급)보다 배꼽(당직비 및 각종 수당)이 더 큰’ 군 간부의 급여구조 특성상 이같은 금액은 시간외근무를 200시간 가량 했을 때나 만져볼 수 있다.

봉급 구조를 왜곡시켜 초급간부 구인난을 일으킨 ‘주범’은 정치권이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20대 남성들과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의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병사 봉급 인상 공약을 꺼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병사 봉급을 2020년까지 최저임금의 50%인 70만원 수준이 되도록 연차적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병장 봉급은 문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에 21만6000원으로 인상됐고 이듬해인 2018년에는 40만5700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어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에는 67만 6100원까지 올랐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모두 ‘병사 봉급 200만 원’ 카드를 던졌다.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여야 모두 무리수를 둔 셈이다. 결국 윤 대통령 재임 시기 병장 봉급은 장병내일준비적금 지원액을 포함해 2023년 125만원, 2024년 155만원에 이어 내년에는 205만원까지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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