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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빈 땅을 화물차 주차장으로 … 운전자도 땅주인도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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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노는 땅도 '노다지'가 될 수 있다. 불법 주차로 내몰리는 대형 화물차 운전자의 시름을 덜어주는 주차장으로 전환하면 말이다.

이 같은 발상으로 각종 창업경진대회를 휩쓴 2년 차 스타트업 빅모빌리티의 서대규 대표(41)가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화물차 주차 정보 앱 '트럭헬퍼'로 최근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대상을 거머쥐었다. 앞서 기아 스타트업 챌린지 대상,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에 경기도 임팩트 프랜차이즈 1기 기업으로도 뽑혔다.

경기도 성남시 제2판교테크노밸리에서 만난 서 대표는 "대형 화물차 불법 주차가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인근 주민과 지자체 골칫거리인데도 관리 사각지대였다"며 "국내 등록차량 2300만대 중에서 화물차와 승합차, 특수차량을 비롯해 일반 주차장 수용이 힘든 450만대를 겨냥한다"고 했다. 국내 화물차 타이어 시장의 40%를 점유하는 한국타이어(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14년간 근무한 뒤 창업의 길로 들어선 그는 4개월간 화물차주 240명을 심층 인터뷰하며 사업성을 확신하게 됐다.

최근 전국 유휴 토지 대상 주차 가맹사업에 나섰다. 주차장 조성과 주차료 수금을 맡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창업 1년 반 만에 누적 매출 8억원을 올렸다. 현재 전국 320곳에 700대분 주차 용지를 확보했는데 땅 주인 대부분이 60대다. 주차장 전문가 김용덕 이사가 합류해 영업력을 강화했다.

그는 "새벽배송 등으로 운송 속도가 빨라지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확대되는 변화가 호재"라며 "내년부터 본격 투자를 유치해 토지 발굴과 연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국내 화물차 기사는 하루 평균 14시간을 근무하고 외박을 꺼리기 때문에 집 근처 주차장을 선호한다"며 "주거지 10㎞ 거리에 방치된 땅을 보유한 고령자에게 좋은 소득원이 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국내 토지 중 영리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은 7%에 불과한 데다 이미 용도가 찼다"며 "농경지나 임야 등 나머지 땅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공공을 위한 활용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빅모빌리티는 국토부 규제샌드박스 실증사업에 신청했다. 심의를 통과하면 경기 양주·시흥·여주 땅부터 2년간 사업 모델을 테스트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한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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