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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참석도 안 한 트럼프의 ‘막후 영향력’?…G20, 신규 기후재원 확보 합의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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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다자무역 보장 등 담은 공동선언문 채택

개발도상국 기후 위기 대응 지원 방안은 빠져

‘친트럼프’ 밀레이 아르헨 대통령, 파리협정 반대

경향신문

브라질 리우데자이네이루에서 18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동안 기후위기 활동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건물에 쏘아 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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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모인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투명한 다자무역 보장’ 등 다수 의제를 포함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으나,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개발도상국 지원 문제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G20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막후 영향력’을 발휘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G20 사무국은 18일(현지시간) 85개 문구로 나눈 24쪽 분량의 포르투갈어 공동 선언문 전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정의로운 세계와 지속 가능한 지구 구축’을 주제로 논의한 G20 정상들은 사회 통합 및 기아·빈곤 퇴치, 지속 가능한 개발과 에너지 전환, 유엔을 비롯한 글로벌 거버넌스 기관 개혁 등을 위해 국제사회 협의를 촉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올해 G20은 의장국인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기후 위기 대응과 글로벌 부유세 과세를 적극 논의해 일부 국가의 반대에도 최종 공동 선언문 합의를 끌어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갈등 해결 촉구 등 내용도 담았다. G20 정상들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규칙에 기반을 둔 비차별적이며 공정하고, 개방·포용적이며, 공평하고 지속 가능하며 투명한 다자무역 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며 트럼프 당선인 재집권 전후에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기도 했다.

다만 G20은 개발도상국의 지구 온난화 문제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유엔에서 모색 중인 신규 기후재원 확보 방안을 두고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AFP통신은 “G20이 교착 상태에 빠진 기후 회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했다.

기후 관련 합의 불발 배경에 트럼프 당선인이 자리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친트럼프’ 인사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G20 회의에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협약인 파리협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일부 매체는 밀레이 대통령이 정상 공동 선언문에 기후 대응 관련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취지의 문구를 넣는 데 반대했다고 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취임 전부터 기후 위기론을 ‘거짓말’이라고 주장해 왔다. 기후 위기를 ‘사기’라고 주장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시각과 결이 다르지 않다. 아르헨티나는 부유세 과세에도 반대 입장이었다고 엘파이스는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부자 감세’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선언문 초안을 다듬는 정상회의 준비 회의(셰르파 회의) 과정에선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기류를 바꿨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 전인 지난 14일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G20 회의에서 “일방적 개방(unilateral opening)” 정책 확대를 언급한 것도 ‘트럼프 재집권’을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미국 우선주의’의 재도래에 앞서 최빈국·개발도상국들을 상대로 ‘환심 사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시 주석은 16일 페루 리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도중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를 부각하며 “모든 당사국이 발전하는 중국의 급행열차에 계속 탑승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 시 예상되는 어려움을 반영해 전략적 변화를 꾀할 수 있다”며 트럼프의 관세 장벽에 맞서는 ‘새로운 투자처’로서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다고 짚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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