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에 산양유를 소량 섞은 분말 제품을 ‘산양유 100%’ 제품으로 둔갑시킨 일당 7명이 적발됐다. 실제 산양유는 1.5%만 들어갔다고 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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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우유에 산양유를 소량 담은 분말제품을 산양유 100% 제품인 것처럼 속여 수입·제조·판매한 업체 3곳과 대표 등 7명(구속 2명, 불구속 5명)을 관련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3개 업체는 인도 산양유단백분말 유통·판매 총책인 A사, 인도 산양유단백분말 수입업체 B사, 국내에서 산양유 가공식품을 OEM 생산하는 식품제조·가공업체 C사 등으로, 이들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시중에 유통 중인 인도산 산양유 제품에서 우유 성분이 검출됐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올해 4월 유전자 분석법을 통해 검사에 나서 일부 제품에서 우유가 섞여있음을 확인했다.

산양유는 우유보다 소화가 잘되고 알레르기 유발 비율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유는 식품위생법상 19가지 알레르기 성분을 표시해야 하지만 산양유는 알레르기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김영조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은 “A사와 B사 대표는 산양유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을 이용해 산양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우유를 혼합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산 산양유 단가는 1㎏당 2만8000원 정도이며, 우유는 1만원 정도”라며 “온라인 플랫폼인 쿠팡 등을 통해 판매됐고 오프라인은 재래시장 및 마트 등에서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A사와 B사 대표는 지난해 4∼8월 인도 제조사에 우유(98.5%)와 산양유(1.5%)를 섞은 저가의 유함유가공품을 제조하도록 요청한 뒤, 국내 수입신고 시에는 ‘산양유 100%’로 허위 신고해 36t 상당을 반입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C사에 불법 수입한 인도산 유함유가공품을 원료로 제공해 ‘산양유단백질100%’ 등 완제품 43t을 생산하도록 위탁했고, 온·오프라인 판매처를 통해 18억원 상당의 41t가량을 유통·판매했다.

C사는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제조 원가를 줄이기 위해 A사와 B사가 제공한 인도산 유함유가공품 대신 가격이 절반 가량인 분리우유단백을 최대 50%까지 사용해 위반 제품 26t(위반제품 총 생산량의 약 60%)을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단장은 “A사와 B사 대표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인도산 유함유가공품이 산양유로만 제조된 것처럼 허위 검사성적서를 식약처에 제출했고, 정부 수거검사에 대비해 인도산 유함유가공품에 타 국가 산양유단백분말을 혼합한 제품을 별도로 영업장에 보관하는 치밀함을 보였다”며 “수사가 시작되자 인도 현지의 중개인에게 지시해 이메일 등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A사와 B사 대표는 구속됐고, 나머지 일당은 불구속 송치됐다.

식약처는 이번 수사에서 적발된 불법 제품이 더 이상 유통·판매되지 않도록 업체에서 보관 중인 총 4.4t을 압수하고, 이미 유통·판매된 제품은 회수하도록 조치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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