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두 자릿수 청약경쟁률
수성구 외 다른 지역은 미달 속출
대구 시내 한 아파트 단지.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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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무덤'으로 통하는 대구의 한 신축 아파트 무순위 청약에 7,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더샵 디어엘로 전용면적 84㎡ 1가구(4층) 무순위 청약에 7,486명이 신청했다. 청약홈이 집계를 시작한 2022년 11월 이후 대구 무순위 청약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이 기간 대구 무순위 청약에선 많아 봐야 400여 명이 몰린 것에 비춰보면 이례적으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대구 동구 신청동에 들어선 이 단지는 2020년 7월 청약을 받아 올해 4월 입주를 마쳤다. 이번에 부적격 당첨된 1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풀렸다. 대구의 강남인 수성구와 가깝고 무엇보다 시세차익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용 84㎡ 분양가는 5억5,430만 원으로 4년 전 분양가 그대로다. 8월 같은 면적의 고층 아파트가 6억4,000만~6억7,000만 원 선에 거래됐다. 올 상반기 저층 아파트도 5억8,000만 원 안팎에 거래돼 당첨만 되면 4,000만 원 이상은 차익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 선다.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국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시세차익이 확실한 만큼 전국에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대구 분양시장도 이전과는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앞서 3월 분양한 '대구 범어 아이파크'가 3년 만에 두 자릿수 경쟁률(16.7대 1)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신규 청약을 받은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도 평균 1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분양 아파트(9월 8,864가구)도 2개월 연속 줄며 2년 1개월 만에 8,000가구대로 내려왔다. 이런 실적을 토대로 지역에선 대구 시장이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는 긍정론도 나오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반론도 많다. 실제 수성구 인근 외 다른 지역에선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대구의 아파트 수요는 평균 1만2,000가구인데, 공급 과잉은 2026년(8,000가구 입주)쯤 돼야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아파트 가격은 올해 2.6%(한국부동산원) 하락해 전국 평균(보합)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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