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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성범죄, 폭력, 도박, 마약 등 각종 디지털범죄 홍수 속에서 사실상 손 놓고 있으라는 것이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 이하 방심위)가 국회의 '내년도 방심위 예산 삭감' 움직임에 대해 재고(再考)를 요청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19일 "방심위가 도박, 마약, 디지털성범죄 등 범람하는 각종 유해 및 불법 영상들로부터 최소한의 인력과 예산으로 '일당백 역할'을 하며 '디지털 청정국 유지'를 위해 파수꾼처럼 버티고 있는데, 증액은 커녕 여기서 더 삭감되면 위원회가 정상적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류 위원장은 전날 진행된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사무처로부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소위에서 진행 중인 내년 예산 심의 현황을 보고 받았다.
사무처에 따르면,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방삼위 예산은 367억 원 규모로 국회에 제출됐다. 그런데 현재 예산을 심사 중인 국회에선 인건비 10% 일괄 삭감, 경상비 및 방송심의활동비 50% 삭감 등을 예고한 상태다.
현재 방심위는 직원 한 명이 디지털성범죄정보를 최대 8천건씩 처리할 정도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관련 자료를 방심위로부터 넘겨 받은 민주당 소속 김남희 의원 조차, "선제적 모니터링을 위한 인력 보강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할 정도다.
이런 실정인데 인력 예산(215억 원)을 10% 일괄 삭감하면 총액 기준으로 22억 원 정도 줄게 되고, 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디지털 범죄를 사실상 방치하도록 예산으로 강제하는 셈이된다.
또 53억 원 규모인 경상비는 직원들의 복지와 무관하게 대부분 건물 임대료와 제세 공과금으로 지출되는데, 여기서 절반인 27억 원을 줄이면 사실상 사무공간 임차료(25억 원)와 공공요금만 간신히 지불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인다. 각종 소위 회의 및 전체회의, 기타 운영 관련 예산은 사실상 전액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방심위는 현재 65억 원으로 책정된 방송심의활동비 가운데 62%는 모니터 요원 인건비라고 전했다. 방심위는 "모니터 요원들은 정상적 재난방송, 소비자 기만 없는 홈쇼핑방송, 정파적 치우침 없는 공영방송 등을 위해 열악한 급여 속에서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며 "먄약 예산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이들의 안정적 고용에 차질을 빚고, 이들의 부재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방송심의의 경우에는 방송법과 공직선거법 등 법령에 따라 운영되는 심의 활동까지 멈추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통신심의 역시 통신 매체의 막대한 파급력으로 불법 정보 모니터링이 필수적인데, 해당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무처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방심위원들의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김정수 위원은 전날 전체회의 말미에 관련 보고를 받은 뒤, "국회에서 예산을 아끼는 그런 차원이 아니고, 법으로 규정된 심의 업무가 멈추는 것을 의미한다. 법으로 규정한 업무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방심위 설치 관련법 정신 살리는 현명한 결정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필 위원도 "민생과 관련한 도박과 마약, 딥페이크 음란물 부작용 방지를 위한 예산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국민이 좋아하겠느냐"며 "방심위 구성원들이 이익이 아니라 파수꾼 기능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예산인 만큼 정부안 그대로 처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류 위원장도 "지금 주어진 예산도 넉넉하지 않다. 정말 빠듯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여기서 더 깎는다면 위원회가 정상 기능을 하긴 힘들어 보인다"며 "예산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백대우 기자(run4fr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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