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비트코인 보유 현황/그래픽=윤선정 |
비트코인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사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덕분에 최근 2달여 동안 주가가 3배 이상 올랐다. 국내 상장사의 경우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기업 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보고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전일 대비 44.14달러(12.96%) 급등한 384.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46억달러(6조40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5만1780개를 추가매수했다고 공시한 영향이다. 1개당 평균 매수 단가는 약 8만8637달러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2020년부터 적극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해 왔다. 이번 추가매수를 포함해 현재 총 33만1200개를 보유한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회사다. 1비트코인당 9만1000달러로 계산하면 약 300억달러(41조9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덕분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도 급격히 상승했다. 올 들어 주가는 509% 올랐고 비트코인 상승세가 본격화했던 지난 9월7일 이후로는 237% 상승했다. 2달여만에 3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국내에도 비트코인을 비롯해 다양한 가상자산을 보유한 상장사들이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는 위메이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223개를 보유했다. 2분기말에는 205개를 보유 중이었는데 3분기 중 18개를 추가로 매수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위메이드의 비트코인 평가금액은 3분기 말 186억7200만원에서 지난 18일 283억5300만원으로 약 2달만에 96억8100만원 어치 증가했다. 위메이드는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 클레이, 위믹스, 스테이블코인인 USDC와 USDT 등을 보유하고 있다. 3분기말 기준 보유 가상자산의 장부가는 685억원 가량이다.
다음으로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곳은 네오위즈홀딩스다. 3분기 중 75개의 비트코인을 신규 취득하고 105개를 매도해 총 123개를 보유했다. 현재 비트코인 평가금액은 3분기말 대비 53억4000만원 증가했다. 네오위즈홀딩스 역시 이더리움, 크레이튼, 테더, 위믹스 등 총 278억원 어치의 가상자산을 보유 중이다.
올해 2분기 0.21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던 넷마블은 3분기 중 8.08개를 신규 취득해 3분기 현재 8.29개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비트코인당 약 9100만원에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가격으로 약 40%의 수익률이다. 이외에도 엑셈(1.0786개) 펄어비스(0.56개) 티사이언티픽(0.55개) 등이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국내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들의 주가는 기대와는 달리 극적인 상승세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위메이드 주가는 최근 반등세긴 하지만 지난 8월 저점 대비 반등폭은 36% 정도에 그친다. 네오위즈홀딩스도 8월 대비 약 30% 올랐으나 지난달말부터는 다시 하락세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막대한 양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상장사들은 그렇지 않다는 게 차이다. 비트코인보다는 본업의 성과에 따라 주가가 연동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회계처리 차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7월 발표한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에 따르면 판매목적이 아닌 가상자산은 회계상 무형자산으로 분류한다. 무형자산은 원가로 장부에 반영(원가모형)하거나 가격 변동에 따라 매분기 손익을 반영(재평가모형)하기도 한다.
통상 거래시장이 없어 가격 평가가 어려운 가상자산은 원가모형, 거래시장이 있는 가상자산은 재평가모형으로 적용하는데 위메이드의 경우 비트코인에 대해 원가모형을 적용한다. 가상자산의 변동이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지만 가상자산 가격이 장부가(원가)에 미달하는 경우 해당 차이를 손상차손으로 인식하고 영업외손익으로 반영한다.
네오위즈홀딩스와 넷마블은 재평가모형을 적용해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을 회계상 이익 혹은 손실로 매분기마다 반영한다.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할 경우 기타포괄손익, 하락할 경우 당기손익으로 반영한다. 가상자산의 가격 변화에 따라 당기순이익에 손실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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