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회귀 비판해 온 민주당, 내년 원전 예산 정부안 통과
원전생태계 회복…세계 속 우뚝 설 'K-원전' 머지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북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서 열린 '신한울 원전 1·2호기 종합준공 및 3·4호기 착공식'에서 손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3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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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국내 원전산업에 훈풍이 불 전망이다. 내년도 원전 관련 예산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정부 원안대로 통과하면서 '원전생태계 복원'에 더욱 속도가 붙게 됐다.
사실상 구부능선을 넘은 24조 원 규모 체코 신규 원전도 내년 3월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일만 남았다. '에너지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 세계가 다시 원전으로 눈길을 돌리는 상황에서 K-원전의 경쟁력을 내보일 수 있는 상징적인 사례다. 유럽 주요국들의 잇따른 러브콜도 기대된다.
내년 원전 관련 예산 2138억8900만 원…국회 상임위 원안대로 '통과'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에 줄곧 비판 입장을 견지해 온 거대 야당의 태도가 급변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12일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원전 관련 예산 2138억8900만 원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구체적으로는 원전 생태계 금융지원(1500억 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사업(329억2000만 원), 원자력 생태계 지원사업(112억800만 원), 원전 탄력운전 기술개발(35억 원) 등의 예산이 포함됐다. SMR(소형모듈원자로) 제작지원센터 구축 상업은 애초 정부가 편성한 54억 800만 원에서 1억 원이 더 늘었다.
지난해 원전 생태계 정상화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원전 생태계 박람회에 산업용 방진 마스크가 진열돼 있다. 2023.9.1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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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생태계 복원 '급물살'…尹 정부 출범 후 원전산업분야 매출 3.8조↑
현 정부 출범 이후 원전 생태계는 빠른 속도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원전 생태계 복원'을 추진해 온 정부가 최초로 시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이 같은 회복세는 객관적 수치로 잘 드러난다.
올해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원자력산업협회가 원전산업계를 대상으로 현 정부의 본격적인 친원전 정책 이후 '원자력 산업계 매출 및 인력 실태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국내 원전 산업계의 매출·투자·인력, 해외수출계약실적 및 재학생을 제외한 원자력 분야 전공 인력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원전 산업 분야 매출이 21조 5860억 원에서 25조 4234억 원으로, 3조 8374억 원(17.7%) 늘었다.
원자력이용률도 74.5%에서 81.6%, 원자력발전량 점유율도 27.4%에서 29.6%로 각각 상승했다. 원전산업 전체 인력도 전년 대비 545명(1.6%)이 늘어난 3만5649명으로 파악됐다.
원전산업분야 해외 수출 건도 전년(27건) 대비 51건이 증가한 78건(10개국), 총계약 금액만 26억 4152만 달러(전년 대비 26억 1091만 달러 증가)에 달했다.
이 조사는 국내 원자력산업 분야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기관 총 1020개와 원자력전공대학 17곳을 대상으로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원전 수출로는 사상 최대이자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이룬 쾌거다. 사진은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2024.7.1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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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원전 르네상스…'K-원전' 기회는 왔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소위 '탈원전'을 선언했던 국가들은 최근 앞다퉈 다시 원전 활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회귀했다. 이상기후와 디지털 시대 전환 등 폭증하는 전력수요를 재생에너지 발전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제약이 배경이 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는 2050년 전 세계에서 가동되는 원전이 최대 1000기(현재 전 세계 가동 원전 439기)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 한국은 'K-원전'의 기술·경쟁력을 무기로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당장 내년 3월이면 유럽에 첫 한국형 원전 수출 여부가 확정된다. 24조 원 규모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수력원자력 등 '팀코리아'는 최종 계약만 남겨둔 상황이다.
체코 원전이 단순한 단발성 수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한국형 원전의 첫 유럽 진출로 인해 역내 추가 수주 가능성도 더 커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체코 외에 폴란드, 네덜란드, 루마니아 등도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한수원은 이미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사업자 선정을 위해 발주사와 타당성 조사용역 계약체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네덜란드와 핀란드 또한 최근 추가 원전 도입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스웨덴도 지난해 8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2045년까지 최소 10기의 추가 원전 도입을 발표한 상태다.
미래형 'K-원전'의 기술개발을 진두지휘 중인 이성진 한국수력원자력 SMR 개발그룹장은 지난 13일 열린 <뉴스1> 미래에너지포럼에 직접 강연자로 나서 "세계 유수의 기관들은 2030년부터 SMR 수요의 폭발적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친환경 도시를 건설하는 사업 모델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국가 차원의 에너지 안보를 담보하기 위해 대부분 나라는 원자력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소위 '원자력 르네상스(부흥)'가 왔다는 감각을 지금 원자력 업계에 몸담은 사람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시장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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