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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방어선은 지켜야"… 바이든,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까지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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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권 전 지원 긴급 조치… 사실상 33년만에 비축량 풀어
러 영토 장거리 미사일 타격 허용 이어 대인지뢰까지 설치 허용
바이든, 4년 전 트럼프 재임 시절엔 민간인 피해 우려해 반대…

머니투데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 (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을 마친 뒤 차량을 타고 떠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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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진군하면서 최전선의 방어선이 붕괴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인지뢰 설치를 승인했다. 고심 끝에 내린 긴급조치이지만 160개국 이상이 대인지뢰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인권단체의 반발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은 2022년 기준 약 300만개의 대인지뢰를 비축했으나 1991년 첫 걸프 전쟁 이후로는 사용되지 않았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진격에 대항해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 공급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를 공격할 수 있게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을 사용토록 허가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가 최전선을 지킬 수 있게 나온 두번째 긴급 조치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이 기폭제가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특별 본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낸 1만여명의 북한군이 10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영토 내 장거리 미사일에 이어 민간인 피해 우려로 극도로 꺼려온 대인지뢰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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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24기계화여단 홍보부가 제공한 사진에 지난 18일(현지시각) 24기계화여단 소속 병사들이 도네츠크주 차시우 야르 인근에서 러시아 진지를 향해 2S5 152㎜ 자주포를 발사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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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결정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 우크라이나를 도울 방법을 찾아야 했던 다급함이 읽힌다. 러시아군은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최근 몇 달 동안 2022년 전쟁 개시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확보했다. 대인지뢰는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를 늦추고, 드론 대신 포병과 로켓으로 공격할 수 있는 지역으로 유도해 방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미 정부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에 "지뢰가 스스로 파괴되거나 배터리 충전이 소진돼 비활성화되면 민간인에 대한 위험이 줄어든다"며 "우크라이나 정책 입안자들은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지뢰를 배치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지뢰 사용이 우크라이나 영토 내로 제한되고 특히 동부에 집중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군비 통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비지속성 지뢰조차도 안전위험을 초래한다고 우려한다. 이에 또 다른 미 행정부 관리는 "러시아는 사상자가 얼마나 되든 개의치 않고 군대를 동원해 동부의 우크라이나 전선을 공격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마을과 도시가 함락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지뢰는 정확히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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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크렘린궁에서 러시아가 임명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 대표 예브게니 발리츠키와 만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전격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지 1000일째인 19일 핵무기 운용 전략을 규정한 핵 독트린(핵교리) 개정안을 승인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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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미국은 대인 지뢰의 배치와 이전을 금지하는 오타와 협약(지뢰 금지 조약)의 164개 당사국에 속하지 않는다. 러시아군은 최전선에 대인지뢰를 무차별 배치해 우크라이나의 영토 회복 노력을 차단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오바마 정부 시절의 정책을 2022년 부활해 미국의 대인지뢰를 한반도 밖으로 이전하고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바이든은 2020년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시대의 정책을 뒤집어 러시아와 중국 등 적대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지뢰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땐 "군사적 관점에서 불필요하며, "무모한 짓"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승인 하루 만인 18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향해 육군 전술 미사일 시스템인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날렸고 러시아는 보복을 경고하며 핵교리를 개정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그 동맹을 겨냥해 핵 사용 범위를 넓히면서 전쟁 1000일을 넘긴 우크라이나 전쟁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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