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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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간부 인건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야당은 '방송장악' 관련 예산을 깎고, 민생 예산을 늘렸다고 강조했다. 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AI(인공지능) 인프라 구축 예산은 1조원 이상 증액됐다.

국회 과방위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과기정통부·방통위·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우주항공청 등 4개 소관부처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 운용 계획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로 넘겼다.

방통위 예산안은 정부안에서 27억1500만원 증액되고 17억4700만원 감액돼 총 9억6800만원 순증했다. 감액분은 대부분 방통위 간부 인건비다. 과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방통위 상임위원 3인이 언제 임명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예산이 과다 측정됐다며 상임위원 인건비 예산 중 2억4800만원을 감액했다. 삭감된 상임위원 인건비는 평직원 처우 개선 등에 사용된다. 비서실 운영이나 특정업무경비·기타운영비 등 운영지원과 기본경비도 2억5300만원 줄었다.

방통위 예산 중 가장 큰 폭으로 삭감된 부문은 6억8200만원이 줄어든 기획조정관 기본경비다. 과방위 예산소위원장으로 활동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는 방통위 조직 운영에 소요되는 기본 경비로, 극우성향 방통위원장 임명, 불법적인 2인 체제 의결 등 방통위는 정부의 방송 장악을 위한 기구로 전락했고, 위원장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불필요한 예산을 과다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증액된 부문은 불법스팸 대응체계 구축(23억원)과 방송분야 재난관리 지원(4억1500만원)이다.

방심위 지원금은 36억9600만원이 삭감됐다. 여기에는 류희림 방심위 위원장의 연봉 5000만원 삭감분이 포함됐다. 정 의원은 "류희림 위원장의 날치기 연임, 극우 성향 선방위원 임명 등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감액한다"고 했다. 특히 방송심의 활동비는 30%인 19억6100만원이 감액됐다.

이같은 방통위 예산안에 여당과 방통위는 크게 반발했다.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은 "야당이 의석수를 무기로 예산안을 감액해 정부 사업을 무력화시켰다"며 표결에 불참했다.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 겸 위원장 직무대행도 "방통위 조직 운영을 위해 꼭 필요한 기본 경비가 삭감돼 관련 사업 추진이 원만히 이행되지 않을 것이 현저히 걱정된다"며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이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예산은 대폭 증액됐다.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제조업 AI 전환·AI 기반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등에 1조원 규모의 예산을 추가 투입했기 때문이다. 미래 AI 산업의 체계적인 육성과 발전을 위한 예산이다. 구체적으로는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위한 GPU(그래픽처리장치) 구입 예산 3217억3000만원, 제조업 AI 전환 선제 대응에 4500억원, AI 기반 생애 주기별 맞춤형 질병·난임치료 등에 140억원이 증액됐다. 다만 김건희 여사 개입 의혹이 제기된 AI 심리케어 관련 사업 36억원은 전액 삭감됐다.

원안위 예산은 16억3000만원이 증액됐는데, 대부분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모니터링 명목이다. 우주항공청 예산은 전문가 충원 등을 위해 459억8800만원이 늘었다.

한편, 방송통신발전기금에서 나가던 국악방송 지원금 52억5800만원과 아리랑국제방송 지원금 120억7000만원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소관으로 이전되면서 전액 삭감됐다. 이는 기획재정부(기재부) 재정사업 평가에서 소관부처 불일치 개선 권고가 있었던 부분이다. 해당 예산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에서 처리한 예산안에 포함된다.

과방위 관계자는 "기재부 개선 권고가 시정이 안 되면서 국악방송과 아리랑국제방송 지원금이 10%씩 감액됐는데, 이를 막기 위해 소관기관을 일치시키고자 문체부로 이관한 것"이라며 "두 방송사를 지원하던 예산은 지역방송사 지원을 위해 투입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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