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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뉘앙스까지 회의 통역… AI비서, 휴가 자동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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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70%가 AI로 생산성 향상”… 빅테크 ‘AI 비서’ 경쟁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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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관한 기획안 초안을 작성해 줘.”

회사원 A씨는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에서 ‘코파일럿’(인공지능(AI) 비서)에게 이러한 지시를 내렸다. 트렌드 관련 기존 문서 파일들을 참조하도록 했고, 결과물을 본 뒤엔 초안을 좀더 ‘전문가다운 톤’으로 조정하라고 했다. 기획안에 첨부할 표는 MS 엑셀을 활용하도록 했다. 숫자로만 된 데이터는 코파일럿을 통해 여러 버전의 그래픽으로 바뀌었고, A씨는 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기획안에 추가했다.

A씨는 MS 팀스를 통해 9개국 팀원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이 기획안을 놓고 논의했다. 언어 장벽은 코파일럿의 실시간 음성 번역 기능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 팀원 각자의 말투와 톤도 맞춰 준다.

코파일럿은 실시간으로 참고할 만한 사이트와 파일 등을 탐색해 팀원 채팅창에 올려 준다. 회의가 끝난 후엔 새로운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각자 해야 할 일도 모두 공유된다. A씨는 코파일럿에게 다음주 월요일 연차 입력을 지시한 뒤 하루 업무를 마쳤다.

첨단 기능을 갖춘 AI 비서(에이전트)의 출현으로 오피스의 대변화가 예고됐다. 영화 ‘아이언맨’의 만능 AI 비서 ‘자비스’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바둑 ‘알파고’가 AI의 존재와 의미를 널리 알렸다면 ‘AI 비서’는 AI의 일상화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MS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연례 콘퍼런스인 ‘MS 이그나이트 2024’를 개최하고 80여개 제품에 대한 업데이트 버전을 공개했다.

AI 기반 작업 도우미인 ‘365 코파일럿’의 신규 AI 에이전트 기능을 중점적으로 소개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는 모든 직원이 자신을 알고 자신의 업무 방식을 이해하는 코파일럿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AI 에이전트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MS는 이번 신규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AI 에이전트 기능을 추가했는데, 대표적인 게 ‘통역 에이전트’다. 화상 회의 중 이용자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학습해 9개 언어로 통역하는 이 기능은 사용자 어조에 맞춘 ‘시뮬레이션 기능’을 제공하며 뉘앙스까지 반영한다.

특정 사이트나 파일, 폴더가 있는 곳을 쉽게 찾아주는 ‘셰어포인트 에이전트’는 대략적인 지시로도 작성자가 사용한 관련 자료를 모두 찾아준다. 직원들은 ‘직원 셀프서비스 에이전트’를 통해 휴가 신청이나 급여, 복지 정보 확인 요청 등을 쉽게 할 수 있다. ‘프로젝트 매니저 에이전트’를 통해 작업 할당과 진행 상황 추적 등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할 수 있다.

MS는 이미 포천 500대 기업의 약 70%가 MS 365 코파일럿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IDC 2024 AI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조직 75%가 AI 도입을 통해 평균 1달러당 3.7달러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일부 상위 리더들은 최대 10달러의 수익을 실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MS뿐 아니라 구글, 오픈AI 등 빅테크들이 AI 에이전트 개발과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구글은 내년에 자비스로 불리는 AI 비서를 선보인다. 지난 5월 구글의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처음 공개된 이 서비스는 휴대전화에 AI 음성 비서 형태로 탑재돼 사용자가 카메라로 비추는 환경을 인식하면서 사용자와 실시간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여 줬다.

오픈AI도 내년 1월을 목표로 새로운 AI 비서 ‘오퍼레이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오퍼레이터는 사용자를 대신해 컴퓨터 응용프로그램을 제어하거나 이메일 작성과 전송, 여행 계획 및 관리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서비스다. A씨 대신 식당 여러 곳에 전화를 걸어 최적의 장소를 찾아 예약해 준다.

국내에서도 AI 비서 경쟁이 불붙고 있다. 지난해 전화 통화에 AI 기능을 덧붙인 ‘에이닷’을 선보인 SK텔레콤은 더 진화된 버전인 ‘에스터’를 이달 초 공개했다. 에스터는 사용자가 ‘주말 파티를 위해 저녁 준비를 도와 달라’고 하면 대화를 통해 메뉴를 제시하고, 그에 맞는 요리법을 전달한 뒤 식품 구매 서비스까지 도와준다. 카카오는 사용자 개인과 그룹 대화를 자동 분석한 뒤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카나나’ 앱을, 네이버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음성 서비스 AI ‘스피치X’를 준비 중이다.

민나리·신융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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