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AI(인공지능) 반도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20일 장 마감 후(한국시간 21일 오전 6시 이후)에 2025 회계연도 3분기(지난 8~10월) 실적을 발표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1년간 S&P500지수 상승률의 거의 20%를 담당했고 올 3분기 S&P500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성장폭의 거의 25%를 책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엔비디아의 실적이 증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엔비디아는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기도 하다.
마켓워치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알고 있어야 할 5가지 중요한 사항을 정리해 소개했다.
━
① 많이 오른 주가
━
엔비디아 지난 2년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
엔비디아 주가는 올들어 197% 급등했다. 지난 8월28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이후로는 17.0%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8%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올들어 상승률도 17.8%에 불과하다.
서스퀘한나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롤랜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다른 반도체주 대비 엔비디아의) 초과 수익은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기준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스티펠의 애널리스트인 루벤 로이는 "(엔비디아의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의 낙관론에 도달했으며 이로 인해 실적 발표 후 주가의 상승 잠재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
컨센서스 vs 위스퍼 넘버
━
팩트셋이나 LSEG 등은 각 기업의 실적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취합해 평균을 공개한다. 이것이 공식적인 시장 컨센서스이다.
하지만 시장 컨센서스와 별개로 애널리스트들이 주요 기관 투자가들과 공유하는 비공식적인 실적 전망치가 있다. 이를 위스퍼 넘버(whisper numbers)라고 한다. 때로는 시장 컨센서스보다 위스퍼 넘버가 기업들의 실적을 판단하는 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8~10월 분기에 75센트의 조정 주당순이익(EPS)과 331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엔비디아는 향후 실적과 관련해 다음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만 제시하는데 올 11월~내년 1분기 매출액은 370억달러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출액 가이던스가 더 크다. 기관 투자가들은 엔비디아의 올 11월~내년 1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를 시장 컨센서스보다 훨씬 높게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 AI 칩인 블랙웰 매출액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미즈호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조던 클라인은 엔비디아의 올 11월~내년 1월 분기 매출액에 대한 위스퍼 넘버는 최소 390억~40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그는 경영진이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할 때는 충분히 상회할 수 있는 수치를 고려해 내놓는 경향이 있다며 엔비디아가 올 11월~1월 분기에 395억달러의 매출액 가이던스를 제시한다면 실제론 415억달러를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매출액 가이던스 중앙값이 395억달러 정도면 투자자들이 만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가 매출액 가이던스로 370억~390억달러를 제시한다면 이는 경영진이 390억~410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8월28일 실적 발표 때 매출액 가이던스가 위스퍼 넘버를 밑돌아 이후 6거래일 동안 주가가 18.8% 급락했다.
━
이익률도 중요
━
엔비디아의 매출액총이익률은 타사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높다. 하지만 지난 5~7월 분기 총이익률은 블랙웰 칩 생산을 준비하면서 75.1%로 전 분기 78.4%에 비해 하락했고 이는 투자자들의 실망을 샀다.
엔비디아는 당시 실적 발표 때 올 8~10월 분기 총이익률은 75%가량 되고 올 11월~내년 1월 분기에는 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벤 라이츠는 엔비디아의 지난 8~10월 분기 총이익률을 75%, 올 11월~내년 1월 분기 총이익률을 73.0%로 전망했다.
━
블랙웰에 대한 믿음
━
이제 엔비디아의 내년 실적 성장세는 블랙웰 칩에 달렸다. 따라서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블랙웰 칩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애널리스트인 C.J. 뮤즈는 블랙웰이 "엔비디아에 (어쩌면 시장 전체적으로도) 지금까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품 사이클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따라서 "투자자들의 모든 관심이 블랙웰 칩의 대량 생산 속도와 엔비디아의 GB200에 대한 기업들의 채택 속도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GB200은 CPU(중앙처리장치)인 그레이스 칩 1개와 GPU(그래픽 처리장치)인 블랙웰 칩 2개가 결합된 슈퍼 칩이다.
최근 IT(정보기술) 전문 매체인 디 인포메이션이 GB200을 기반으로 하는 GB200 NVL72 시스템이 과열되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가운데 GB200 NVL72 시스템의 대량 생산 시기는 더욱 중요한 문제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보도자료를 통해 GB200 시스템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컴퓨터 중 가장 진보된 컴퓨터"라며 "이를 다양한 데이터센터 환경에 통합하려면 고객과의 공동 엔지니어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하는 동안 엔비디아는 엔지니어링 팀 및 프로세스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선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엔지니어링 반복은 정상적이고 예상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
실적 성장세 둔화
━
엔비디아는 지난해부터 AI 호황으로 실적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실적이 계속 호조세를 보인다고 해도 기저효과로 성장률은 둔화될 수 밖에 없다.
엔비디아는 지난 8~10월 분기 EPS가 75센트로 전망되는데 이는 전년 동기 37센트에 비해 101% 늘어난 것이다. 매우 높은 성장률이긴 하지만 지난 5~7월 분기의 170%, 지난 2~4월 분기의 629%에 비해서는 급격히 낮아진 것이다.
매출액 성장률도 둔화되고 있다. 지난 8~10월 분기 매출액은 331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성장률은 지난해 11월~올 1월 분기에 265%로 정점을 찍고 지난 2~4월 분기에 262%, 지난 5~7월 분기에 122%로 낮아져 왔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년간 10배 가까이 올랐지만 실적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향후 주가 상승률도 다소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