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마약 벗어나 일상 찾을 때까지…‘한걸음센터’ 올해 1만8457건 지원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30대 A씨는 얼마전 호기심에 마약을 투약했다. “한번만 하는 건 괜찮겠지”하는 생각으로 손댔는데 마약 중독은 예상보다 무시무시한 질병이었다.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A씨는 끝내 경찰에 덜미가 잡혔고 마약류 투약 사범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A씨는 단순 투약 사범으로 분류돼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게 됐다.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재활을 충실히 이행하는 조건이 붙었다. 검찰의 의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산하 ‘함께한걸음센터’가 파견한 전문요원이 A씨를 만나 상담과 사전 평가를 진행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으로 이뤄진 전문가위원회가 A씨의 중독 수준을 평가했고, A씨는 집 근처 한걸음센터에서 심리상담, 가족상담, 재활교육 등 개인 맞춤형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덕분에 A씨는 6개월 넘게 마약을 멀리하고 있다. 그는 “치료와 상담을 받다보니 약에 대한 갈망이 많이 줄었다”며 “먼저 마약을 끊은 분들과 자조 모임을 한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일 식약처에 따르면 전국 17개 한걸음센터에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만8457건의 사회재활 서비스가 제공됐고, A씨같은 마약류 기소유예자 119명에 치료연계·사회재활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마약류 투약자에 대한 정부의 사법-치료-재활 연계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된 결과다.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한걸음센터는 식약처 산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30년 넘게 운영해온 마약중독재활센터를 발전시킨 곳이다. 지난해까지는 서울·부산·대전 3곳에만 있었는데 올해 17곳으로 늘었다. 마약류 오남용 예방교육-24시간 마악류 전화상담센터(1342센터)-한걸음센터로 이어지는 재활체계가 마련됐다. 전문가위원회 위원인 한림대의대 이상규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마약류 투약사범은 단지 범죄자로만 볼게 아니라 치료 및 회복 재활이 필요한 환자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 9월 관련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약류 예방·재활 전문인력 인증제를 도입했다. 한걸음센터가 국제교육 과정을 참고해 설계한 이론 수업을 충실히 듣고 필기시험과 현장실습에서 합격하면 식약처장이 인증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식약처는 마약 예방교육·사회재활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법무부(형사사법), 교육부(학교예방교육), 복지부(치료보호)와 연계해 유기적인 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채규한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은 “범부처 협력을 강화해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사후관리를 내실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