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주차된 구급차에서 의료진이 환자 이송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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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영업자가 가게 계단의 미끄럼 방지 철판에 신발이 걸려 넘어진 손님으로부터 300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받아 곤란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8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 같은 사연이 담긴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영업자 A씨에 따르면, A씨의 가게를 방문한 손님 B씨가 최근 가게 내부에 있는 계단에서 넘어졌다. 사고는 가게 계단에 설치된 미끄럼 방지 철판에서 발생했다. 해당 철판은 일명 ‘체크철판’이라 불리는데, 비 올 때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었다. B씨는 이 철판에 신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골절상을 입었다. B씨의 자세한 부상 정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에 따르면 다른 가게에서도 2년간 이 철판을 쓰면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고, 이 가게에서도 사고 이후에 3개월간 하루 50~100명의 손님이 문제없이 이용하고 있다. A씨는 “비도 오지 않은 날이었고 미끄러지지 말라고 설치해놓은 철판에 오히려 신발이 끼어서 넘어졌다고 하더라”고 했다.

문제는 B씨가 사고로 인한 치료비와 일을 하지 못한 손실, 향후 후유증 가능성 등을 근거로 300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가게 방범카메라에는 B씨가 넘어지는 장면이 촬영됐으나 구조물에 가려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B씨가 요구한 수준의 합의금은 줄 수 없으며, 변호사 통해서 법적으로 해결하자고 B씨 측에 전달했다. A씨는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저는 그 정도 금액은 못 준다고 얘기했는데, 혹시 다른 경로로 공론화시킬까 봐 겁난다”며 “다치신 건 죄송스럽고 걱정이 되지만 합의금 3000만원이 말이 되는 얘기인가”라고 했다. 이어 “이런 논리라면 저는 아무 가게나 찾아가서 넘어지면서 다니련다. 배상책임보험 안 든 곳도 많을 텐데 돈(합의금) 달라고 하면 그만 아닌가”라며 “돈을 안 드리려는 게 아니라 (합의금이) 과하다. 제가 보험을 안 들어 놓은 게 죽을죄”라고 했다.

이 사연을 접한 다른 자영업자들은 “교통사고로 다쳐도 저 정도 배상금은 나오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법적으로 가면 다친 사람이 소명을 해야 하는데 본인 부주의가 원인인 경우도 많더라” “차분히 기다려보시고 변호사 선임은 천천히 하셔도 늦지 않다” “보험은 돈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들어야 한다. 방범 카메라도 가게 모든 구역을 커버할 만큼 많이 설치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유사 사례를 공유하며 보험 가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네티즌은 “비슷한 경우였는데 손님이 합의금 말씀하시길래 ‘보험사에 연락할 테니 협조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손님이 연락이 두절되더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다쳤다”며 “3개월간 일을 못 하고 재수술까지 했지만, 업주에게 보험이 없어 첫 수술비 300만원만 받았다”고 전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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