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올해 1~9월 신규 취급한 카드론 금액/그래픽=임종철 |
카드사가 올해 33조원 가량의 카드론을 신규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약 2조원 불어난 금액이다. 신규 취급액을 확대했음에도 일부 카드사는 연체율이 올랐다. 그만큼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다.
21일 각 카드사 공시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가 올해 1~9월 새롭게 내보낸 카드론은 32조9986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31조1861억원보다 1억8125억원 증가했다.
신규 취급액이 늘어난 건 현대·롯데·삼성·우리카드가 카드론을 확대해서다. 특히 현대카드는 지난해 3분기까지 3조9815억원 규모의 카드론을 내줬으나 올해 들어선 5조1987억원을 내보냈다. 현대카드에서만 취급액이 1조2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롯데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카드론 취급액은 4조66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6768억원 늘었다. 삼성카드와 우리카드도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각각 5685억원, 1882억원 취급액을 확대했다. 삼성카드의 3분기 카드론 취급액은 6조3576억원, 우리카드는 2조8159억원이다.
카드사가 카드론 취급액을 늘리는 이유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가맹점수수료율이 0.5%까지 낮아지면서 카드사의 주수입원은 수수료수익이 아니라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등 대출상품에서 나오는 이자수익이 됐다.
올해 카드론을 가장 많이 확대한 현대카드는 경쟁사에 비해 수익 성장세가 저조해 대출을 늘리려는 유인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카드는 올해 3분기 순이익(2401억원)이 1년 전보다 6.4% 증가했으나 같은기간 상위권 카드사의 순이익 성장률(17.8~36%)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롯데카드는 올해 3분기 8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할 정도로 실적이 나쁜 상황이다. 롯데카드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0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72% 감소했다.
일부 카드사는 카드론을 확대했음에도 연체율이 올랐다. 보통 분모인 자산이 늘면 같은 규모의 연체가 발생해도 연체율이 높아지지 않는다. 카드론 자산이 늘어났음에도 연체율이 높아진 건 그만큼 건전성도 나빠졌다는 의미다. 카드론은 은행권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아 일반적으로 다중채무자·중저신용자 등 취약차주가 이용한다.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9월말 2.1%였으나 올해 9월말 2.45%로 0.35%포인트(P) 상승했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연체율이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9월말까진 0.99%로 업계에서 유일하게 1% 미만의 연체율을 유지했지만 올해 9월말엔 1.03%로 연체율이 소폭 높아졌다. 다만 현대카드의 연체율은 삼성카드와 함께 여전히 업계 최저수준이다.
금융당국도 카드론 증가로 인한 건전성 저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현대·롯데·우리카드에 리스크 관리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최근에는 은행권을 대상으로 한 대출규제가 카드론 등 2금융권의 대출증가로 이어지면서 카드사에 이달과 다음달 대출 목표치도 내라고 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가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전략을 세워 올초부터 카드론을 늘리고 있지만 카드사의 연체율은 금융업권 중에서도 잘 관리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연체율/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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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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