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시위와 파업

동덕여대 학생 점거시위 11일 만에 해제 “남녀공학 전환 논의 중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동덕여대 교무처장인 이민주 비상대책위원장 및 처장단이 21일 오전 총학생회-처장단 면담이 열리는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약학관 앞에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시작된 동덕여대 학생들의 학교 점거 시위가 11일 만에 일단락됐다. 21일 동덕여대 관계자는 “학생회가 수업 재개에 합의했으며 본관 외 건물에 대한 봉쇄도 해제키로 했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학생회 ‘나란’과 학교 교무처장 등 20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학대학 건물에서 두 시간 반가량 면담을 가졌다. 학생회는 남녀공학 전환 반대, 총장 직선제 등의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시위의 단초가 된 남녀공학 전환 논의는 중단하기로 했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철회는 아니고 향후 발전 단계에 대한 소통은 계속한다”며 “논의 재개 시엔 학생들과 협의를 통해 진행하겠다는 데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위는 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학생들이 대거 반발하며 시작됐다. 총학생회는 11일 오후 5시부터 총장실 점거에 들어가면서 전환 시도 철회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 참여 학생들이 야구 배트와 소화기 등을 사용해 총장실 문을 부수려고 시도하다 경찰과 대치했고, 재학생 취업을 위해 예정돼 있던 취업박람회도 기물 파손으로 무산됐다. 학교는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이 최대 54억 원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여자대학에서 여자 지우면 차별점 없어”



중앙일보

동덕여대가 공학 전환을 논의했다고 알려지며 학생들이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학생들이 교내 운동장에서 학생총회를 열고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과 관련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합의로 학교 점거와 수업 중단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본관 점거는 계속되고 학교 측이 향후에도 남녀공학 전환 논의는 계속하겠다고 밝혀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학생들은 안전 등의 이유를 들며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고 있다. 총학생회 나란은 이달 초부터 성명문 등을 통해 “이른바 ‘알몸남’ 사태가 불과 6년 전에 일어났다”며 “대학 본부는 공학 전환이 아니라 여대로서 여성의 권리 신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몸남 사태는 지난 2018년 동덕여대에 신원 불명의 남성이 알몸으로 출입해 음란행위를 벌인 사건을 말한다.

공학 전환 시 ‘여자대학’으로서의 특성이 사라질 것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다. 동덕여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씨는 “여자대학교에서 여자를 지우면 다른 대학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여대 위기론도 “경쟁력 높일 타개책 필요”



중앙일보

1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이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며 벗어놓은 학교 점퍼를 앞에 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학교 측에 공학 전환 완전 철회를 비롯해, 총장직선제 등을 촉구하며 수업 거부 및 시위 등을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여대의 경쟁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어 공학 전환 등의 타개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종로학원이 지난해 정시 합격생 입학 성적을 분석한 결과, 국어·수학·탐구 백분위(70% 컷, 인문계열) 기준으로 이화여대(89.3%), 덕성여대(87.3%), 숙명여대(86.3%)는 전국 20위권에 포함됐지만, 성신여대(81.2%)와 동덕여대(74.9%)는 각각 한림대(강원)·순천향대(충남)보다 낮았다.

신입생 중도 이탈도 많은 편이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 중도이탈률은 서울시내 38개 대학 중 동덕여대(15.7%)가 가장 높았다. 한 서울시내 여대 관계자는 “이화여대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여대는 등록금 인상이 가능한 대학원이나 유학생 등에 남자 입학을 열어두고 있다”며 “재정난 악화 위기 속에 남학생에 대한 문호는 점차 넓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지·김서원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