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에 도착하는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대통령 |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어 대통령에 당선된 아누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신임 대통령이 공약을 뒤집고 기존 조건을 유지하기로 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이날 첫 국회 연설을 통해 스리랑카의 경제 회복세가 매우 약해 어떠한 위험도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은 (IMF 구제금융) 조건들이 좋은지 나쁜지 논의할 시간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리랑카를 방문한 IMF 대표단과 재무부가 협상 중이라며 대선 등으로 지연된 IMF와 3차 지원 프로그램 검토가 이번 주말 마무리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스리랑카는 코로나19 대유행과 경제정책 실패 등으로 경제위기를 겪었고, 대외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2022년 5월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이후 지난해 3월 IMF로부터 29억달러(약 4조500억원)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고 증세와 에너지 보조금 폐지 등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다.
좌파성향 야당 후보였던 디사나야케는 지난 9월 대선 과정에서 과도한 긴축정책으로 국민 삶이 힘들다며 IMF 재협상을 약속해 승리했다.
그는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자신이 이끄는 정치연합이 전체 225석 중 3석에 불과한 국회를 해산했다. 이어 지난 14일 조기 총선에서 이 정치연합이 의석 3분의 2를 차지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계기를 마련했다.
그의 정책 방향 전환으로 IMF 구제금융을 바탕으로 직전 정부가 맺은 채권단과의 대외채무 조정도 그대로 유효하게 됐다.
스리랑카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스리랑카의 대외채무 규모는 약 370억달러(약 51조7천억원)에 달한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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