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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사설] 原電 예산은 날리고, 이재명 예산은 보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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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정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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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국가 미래를 위한 원전과 R&D(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예산소위는 차세대 원전 기술인 소듐냉각고속로(SFR) 관련 예산을 70억원에서 7억원으로 90% 깎았다. SFR은 핵폐기물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기술로 빌 게이츠도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 의원들은 “원전 카르텔이 모여 결성한 사업은 논의 없이 시작할 수 없다”며 칼질을 했다. 민주당은 바이오·의료 R&D 예산도 3683억원에서 73억원 감액 의견을 냈다.

최근 한국 원전은 해외 수출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역대 최대인 24조원짜리 체코 원전을 따낸 데 이어 20조원 규모의 불가리아 원전 수주에도 성공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대형 계약을 잇달아 따내며 K원전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자해극으로 우리 원전 산업은 붕괴할 뻔했지만 부활에 성공한 것이다. AI 시대 개막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세계는 ‘원전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K원전엔 다시 없는 기회다. 여당이 예산소위를 맡은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는 원전 예산에 손대지 않았다. 그런데 탈원전에 앞장섰던 민주당이 맡은 과방위는 미래 원전 예산의 90%를 날렸다.

반면 민주당은 행정안전위 예산소위에서 ‘이재명표 예산’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관련은 올해 3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렸다. 현재 심사를 마친 예산 중 단일 항목으로 가장 큰 증액 규모다. 지역화폐는 효과 논란이 있다. 국책 연구소는 “경제적 순효과는 사실상 없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그런데도 올해 예산보다 7배 키운 것이다.

민주당은 선거범죄 신고 포상 등에 쓰이는 검찰의 공공 수사비를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를 기소한 검찰의 특활비·특경비는 이미 없앴다. 불법 시위를 막은 경찰과 전 정권 비리를 감사한 감사원의 관련 예산도 전부 깎았다. 유엔이 20년 연속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는데 ‘북한 혐오감 조성’을 이유로 북한 인권 관련 예산까지 대폭 감액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예산 갑질’이 도를 넘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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