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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2055년 고갈 전망…향후 주식시장에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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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 통계/그래픽=임종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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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퇴직연금 고객을 확보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적립금 4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이전 시 기존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이전할 수 있게 하는 만큼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이에 퇴직연금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낮은 수익률은 여전히 부담이다. 지난 8월 키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퇴직연금 최근 5개년 평균 수익률은 2.4%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의 7%를 웃도는 수익률에 비해 부족하다.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은 퇴직연금 활성화는 물론 향후 국내 자본시장 안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0일 발간한 '퇴직연금 적립금 장기추계와 자본시장 영향' 보고서(이하 보고서)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국민연금의 기금 감소기에 막대한 규모의 국내 주식 매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정부의 제5차 재정추계에 따르면 현 추세를 유지할 경우 국민연금 적립금은 2040년 1755조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하고 2055년 기금 고갈 사태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마지막 15년간 자산을 매각하면서 국내주식 자산도 매각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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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국내주식 비중 1.6% 미만…국민연금 매도 받아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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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2023)/그래픽=윤선정 |
국내 증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이 주식을 매각하면 시장의 수급 부담이 강해질 수 있다. 그리고 현재 퇴직연금의 성장세로는 이 부담을 상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 지적이다. 보고서 추정에 따르면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1.6% 미만으로, 국민연금기금의 14.3% 비중에 비해 한참 낮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이러한 자산구성 상태가 지속된다면 2040년 시점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된 퇴직연금 규모는 국민연금의 7.5% 수준에 불과하다"며 "추계에서 전제하는 기본가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의 급격한 자금 회수를 퇴직연금이 받아줄 수 있다는 기대는 다분히 비현실적이라는 의미"라고 짚었다.
자본시장 참여자들도 국민연금의 자산 매각 시 충격을 우려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2040년이면 현재 인구수가 10, 20대에 비해 더 많은 40대가 퇴직연금을 수령하는 시기가 되니 퇴직연금이 국내주식에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한다고 한들 국민연금이 팔고 나가는 부분을 상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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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제고로 적립금 파이 키워야…외부 전문가 운용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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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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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고 운용수익률을 제고해 적립금 규모를 전반적으로 확대시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은 시장 내 약 90%에 가까운 예·적금 중심의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 영향이 크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퇴직연금은 은퇴자산이라는 생각에 보수적인, 안전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 등의 비중이 높은 실적배당형 상품을 택하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이에 퇴직연금 가입자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외부 전문가가 운영하는 형태의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등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확정기여형 적립금 집합운용(CDC) 등이 그 예다. 남 연구원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정책 방안의 핵심은 효율적인 간접투자 수단의 적극적 확대라 할 수 있다"며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간접투자 수단이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국민연금공단(NPS)에 퇴직연금 사업자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퇴직연금에 기금형 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시장의 '공룡' 격인 NPS가 퇴직연금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갈 것을 우려해 NPS의 사업자 지위 부여에 대해서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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