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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스라엘, ICC 네타냐후 체포영장 발부 “터무니없는 결정”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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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1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다이르알발라흐에서 주민들이 빵 배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일부 빵 배급소는 식량 지원 부족으로 며칠 문을 닫았다가 이날 오전 다시 문을 열었다. 가자/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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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ICC)가 21일(현지시각) 전쟁범죄 등의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이스라엘에선 극렬한 반발과 비난이 쏟아졌다. “반유대주의 조치”임을 강조하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영장 발부를 비난했다.



이날 국제형사재판소는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에게 2023년 10월8일부터 2024년 5월20일까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등에서 저질러진 반인도주의 범죄와 전쟁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재판소는 “기아를 전쟁 수단으로 삼고, 살인·박해 등 비인도적 행위를 저지른 공범으로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할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앞서 지난 5월20일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장은 재판부에 영장을 청구했다.



이스라엘 쪽에선 국제형사재판소의 결정이 “반유대주의 조치”라고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영상을 올려 “인류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헤이그의 국제 재판소가 오늘날 인류의 적이 됐다”며 회원국들이 체포영장 발부 결정을 지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갈란트 전 국방장관은 ‘방어권’을 강조했다. 그는 “방어할 권리를 거부당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스라엘이 정당한 전쟁에서 목표를 성취할 권리를 부정하는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기데온 사아르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국제형사재판소의 회원국이 아닌 점을 강조하며 “터무니없고 승인되지 않은 영장을 발부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재판소는 중동의 평화, 안보, 안정을 해치는 극단 테러리스트들을 위한 정치적 도구로 쓰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형사재판소의 영장 발부가 네타냐후 총리의 체포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회원국은 한국을 포함해 124개국에 이르고, 이들 회원국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를 체포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의무 이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그 뒤 몽골 등 회원국을 별다른 제재 없이 방문했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가 네타냐후 총리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에 대해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는 터무니없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결코 동등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이어 “미국은 이스라엘이 처한 안보 위협에 맞서 늘 이스라엘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 회원국이 아니다.



한편, 이날 에이피(AP) 통신은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이 가자지구 사망자 수가 4만4천명을 넘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숨진 사람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여성과 어린이라고 알려졌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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