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조선업체 간에 벌어지던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 갈등이 양사 오너(김동관·정기선) 교감설 속에 해결책을 모색하는 듯했지만 오히려 더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한미 간 조선 협력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해양방산'의 양대 업체 간 불화가 부각되는 데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KDDX는 2030년까지 해군의 6000t급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이 중 초도함 수주를 놓고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이날 한화오션은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 취소장을 제출했다"면서 "고발 취소를 통해 상호 보완과 협력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올해 3월 HD현대중공업의 KDDX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달라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낸 바 있다. 한화오션은 고발 철회 배경을 "정부의 원팀 전략에 적극 협조하고, 국내 조선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체 간 상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의 고발 철회 결정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의 교감 이후 공개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한화오션의 결정에 대한 HD현대중공업 반응은 교감설과는 거리가 있다. HD현대는 "KDDX 사업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진행되길 희망한다"며 "사업이 많이 지연된 만큼 한화오션의 방산업체 지정 신청도 철회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KDDX 수주 경쟁에서 HD현대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 한화오션의 고발 철회로 변동될 가능성을 막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한화오션의 고발에 대응해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한 것에 대해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철회 가능성을 내비쳤다.
양대 조선사 간 갈등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수출 시장에서 '코리아 원팀'을 구성하는 방안도 멀어지고 있다. 방위산업계 관계자는 "KDDX 갈등에서 한발씩 물러나 절충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