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이동통신사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범들을 상대하는 '인공지능(AI) 할머니'를 선보여 화제다./사진=O2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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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이동통신사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범들을 상대하는 '인공지능(AI) 할머니'를 선보여 화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포브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이동통신사 오투(O2)는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AI 모델 '데이지(Daisy)'를 선보였다.

데이지는 일반적인 영국 할머니의 목소리와 말투를 구사해가며, 최대한 말을 끌어 보이스피싱범들의 시간과 자원을 아깝게 만든다. 이 시간 동안 실제 사람들은 보이스피싱범을 상대하지 않고 범죄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

데이지는 사기 전화 발신자의 음성을 글로 변환해 적절한 답변을 생성하는 등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다.

오투가 올린 홍보영상에는 데이지가 정보를 요구하는 보이스피싱범들을 상대로 수다를 떠는 과정이 담겨있다. 범죄자들이 짜증을 내도 데이지는 "맙소사,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군요"라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할 뿐이다.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로 대화 주제를 천연덕스럽게 이끌고 가짜 은행 계좌 정보 등 허위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데이지는 인간의 개입 없이 보이스피싱범과 40분간 통화한 적도 있다고 한다.

오투는 영국인 10명 중 7명이 보이스피싱범에게 복수하고는 싶지만, 그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설문조사에서 기인해 데이지를 개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데이지의 임무는 범죄자들이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사기 쳤다고 생각하도록 속이고 실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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