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해경 3000톤급 대형 경비함 1척 수주./사진=뉴스1(HJ중공업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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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양 방산 기업이 해양경찰이 주로 운용하는 경비함 수출을 확대한다.
23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국내 특수선 기업을 중심으로 기존 주력인 군함 외에 해경 경비함 수출을 늘리려는 모습을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2000톤급 안팎 원해 경비함, HJ중공업과 손잡은 한화시스템은 200~500톤급 연안 경비함을 각각 앞세운다.
국내 조선사는 지리적으로 경비함 수요가 큰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주목한다.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는 다수의 부속 섬을 보유하고 있어 해안선이 길다는 특징이 있다. 또 중국과의 영토 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은 경비함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영국의 군사정보기업 제인스(Janes)에 따르면 동남아 국가들의 해양 방산 지출 규모는 지난해 80억 달러에서 2030년 100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해경 경비함은 특수선 수출에서 일종의 '패키지 상품' 역할을 한다는 의미도 있다. 해상 방위력을 증강하려는 국가 입장에선 다양한 형태의 함정을 보유할 필요가 있어 다양한 형태의 함정 구성은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과 북미 등에서 해경 경비함을 포함한 함정 수출 계약을 따낸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앞서 필리핀 해군 현대화 사업에 참여해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과 함께 원해경비함 6척을 수주했다. 지난 4월에는 페루와 호위함 1척, 상륙함 1척과 함께 원해경비함 1척에 대한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시스템이 중견 조선사 HJ중공업과 손잡고 경비함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HJ중공업과 '해외 함정 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HJ중공업은 선체를 건조하고 한화시스템은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투체계(CMS)를 포함한 각종 센서 등을 제작·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필리핀 연안경비함에 전투체계를 공급하기도 했는데 국내 조선사와 손잡고 직접 진출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한화시스템과 HJ중공업은 200~500톤급 소형 함정, 연안경비함 건조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국내 참수리급 고속정(PKMR), 마라도함(LPH), 노적봉함(LST-II) 등 함정 사업에 협력한 적이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 해경 함정 시장에서 HJ중공업과 진출해 틈새시장을 창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경비함은 무장 정도가 덜해 진입 문턱이 낮다는 장점도 있다. 전략자산의 수출은 대상국과의 외교 관계 등 수출에서 제약이 많지만 경비함은 이같은 제약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해경이 아닌 해외수출 시장 개척을 시도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으며 소형 함정 등이 국내 방산 수출의 또 다른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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