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북성로 옛 꽃자리다방 자리에 도심캠퍼스 2호관이 개관했다. 지난 20일 열린 개관식에는 홍준표 대구시장, 이만규 대구광역시의회 의장, 대구·경북권 대학 총장 및 대학생들이 참석했다. [사진 대구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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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피란(避亂) 문인 아지트였던 꽃자리다방이 대구·경북 대학생을 위한 ‘도심캠퍼스 2호관’으로 탄생했다.
22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대구 중구 북성로에서 대구 도심캠퍼스 2호관 개관식이 열렸다. 홍준표 대구시장, 이만규 대구광역시의회 의장, 대구·경북권 대학 총장과 대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홍 시장은 “도심캠퍼스는 대구·경북권 대학 공유 캠퍼스”라며 “도심캠퍼스를 통해 동성로에 대학생이 오가고, 지역과 대학이 동반 성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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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에서 수업 듣는 TK 대학생들
도심캠퍼스는 대구시가 동성로 일대에 조성하는 대학캠퍼스다. 영남대·계명대 등 대구·경북 지역 대학과 협의, 동성로 빈 곳에 만들었다. 대구시는 젊은이가 오가면서 동성로가 활기를 찾길 기대하고 있다.
대구 중구 북성로에서 카페로 운영되던 꽃자리다방의 모습. [사진 꽃자리다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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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도심캠퍼스 2호관으로 재탄생한 꽃자리다방은 시인 구상(1919-2004)이 6·25전쟁 직후 전쟁의 참상을 노래한 ‘초토의 시’ 출판기념회를 연 곳이다. 1950년대 피란 문인 아지트이기도 했던 이곳은 근대건축물로 지정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당시 전쟁이 끝난 후 문인들은 대구를 빠져나갔고 꽃자리다방은 문을 닫았다고 한다. 한동안 방치돼 있었다. 이후 2017년부터 카페로 영업하다가 2021년 근대건축자산 보존·계승과 창조적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민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했다. 이어 지난 9월 리모델링을 통해 도심캠퍼스로 탄생했다. 연면적 276㎡, 2층 건물로 한 번에 50명을 대상으로 강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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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부흥 위해 젊은이 모은다
대구시는 지난해부터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 핵심 사업으로 ‘도심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성로는 1960년대 이후 40여 년 이상 대구 지역 중심지였다. 유동인구가 몰리니 자연히 음식점·술집·노래방 등이 줄줄이 들어섰다. ‘먹고, 마시고, 노는 게 모두 가능’한 대구 대표 상권으로 불렸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도시 안에 크고 작은 상권이 여럿 형성되면서 명성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 발달은 동성로 쇼핑상가에 큰 타격을 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유동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상업·판매시설을 중심으로 빈 사무실이 급증했다. 대구시는 빈 곳 활용을 위해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대학 안에서만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틀을 깨고, 지역 대학이 함께 교육받는 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 3월 6일 대구 중구에 개관한 도심캠퍼스 1호점에서 계명대 학생들이 로컬 창업 강의를 들고 있다. [사진 대구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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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대구 중구 북성문화마을에 위치한 1950년대 한옥 건물이 제1호 도심캠퍼스로 탄생했다. 1호관에서는 청년 창업, 웹툰, 콘텐트 제작·개발, 패션·주얼리, 대구 역사·여행 등 지역 13개 대학 총 56개 세부 강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4000여 명이 수업을 들었다.
대구시는 앞으로 도심캠퍼스 3호관을 추가로 마련하고, 현장 공간 특성을 활용해 학교별 특화 교육과 교과 교육을 내실 있게 만들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도심캠퍼스 사업을 통해 지역 대학생이 도심에서 다른 대학 학생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소통하고 근대건축물에서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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