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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근자감 어디서""사과 어리둥절"…대통령이 받은 돌직구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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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의 잘문을 받고 있다.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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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과연 대통령께서 무엇에 대해 사과를 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부산일보 박석호 기자가 물은 질문이다. 박 기자는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한 사과가 다소 두루뭉술하다고 지적하며 “사과를 하지도 않아도 될 일을 시끄러우니까 사과하는 것이라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윤 대통령에게 사과의 구체적 이유를 물었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박 기자의 질문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며 “대통령이 사과했는데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이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수석의 발언 뒤 언론계에선 “대통령을 왕으로 모시라는 말이냐”“부적절한 언론관을 드러냈다”며 비판이 쏟아졌다. 이틀 뒤인 21일 홍 수석은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사과드린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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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9일 당시 KBS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대담에서 진행을 맡은 송현정 기자가 문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모습. K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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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날 선 질문을 재차 던지는 일은 늘 있었다. 대통령에게 직접 질문할 기회가 몇 차례 주어지지 않기에,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은 국민들이 궁금해할 돌직구 질문을 미리 준비해 회견장으로 향한다. 20여년이 지난 모습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때는 노 전 대통령 후원회장의 비리 문제를 두고 출입 기자와 대통령이 정면으로 부딪치기도 했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는 늘 그런 긴장감이 있었다.

현 대통령실이 입버릇처럼 “언론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평가해 온 문재인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2019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자신감의 근거를 물었던 김예령 전 경기방송 기자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통령께서 현 (경제) 기조를 바꾸시지 않는 이유와 그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는 게 질문 내용이었다. 같은 해 문 전 대통령과 단독 대담을 했던 KBS 송현정 기자는 생방송 중 “야당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국을 끌어가고 있다는 판단을 때문에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서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얘기하는 것 아니겠는가. 독재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느냐”라고도 물었다.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기자의 질문 태도를 문제 삼으며 비난을 쏟아낼지언정, 대통령실 참모들은 기자를 직접 비판하지 않았다. 당시 청와대는 논란이 일자 “문 대통령은 송현정 기자의 질문에 불쾌해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공격적인 공방 오갔어도 괜찮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다만 여권 일각에선 홍 수석이 서둘러 사과에 나선 게 다행이란 말도 나온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21일 페이스북에 “사과는 잘했다. 잘못이 있다면 곧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여론반응성’의 자세를 대통령실이 꼭 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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