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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더 혹독한 배터리 겨울… IRA 약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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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4분기 영업손실 전망 나와
AMPC 포함해도 1000억 원대 적자 예상

'트럼프 리스크'에 IRA 존폐도 불확실
非전기차 적용처 발굴하고 전사적 비용 절감


이투데이

배터리 맏형인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의 세액공제 혜택을 포함해도 4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바닥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K-배터리는 신규 적용처 발굴, 비용 절감 노력 등을 통해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증권사들이 추정한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조8359억 원, 영업손실 1308억 원이다. 석 달 치 컨센서스와 비교해 영업손실 규모가 500억 원 넘게 늘었다.

신한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4분기 영업손실 157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과 IM증권도 각각 1360억 원, 1210억 원 적자를 예상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4000억 원가량을 반영했지만, 적자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럽과 달리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해왔던 미국 시장의 부진이 뼈아프다. 주요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연간 전기차 생산량 20만 대를 목표로 삼았는데, 1~3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7만 대에 그치면서 4분기 재고 조정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2~3분기 리튬, 니켈 등 원재료 가격이 내리 하락한 점도 악재다. 셀 제조사들은 광물 가격과 판매가격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한다. 2022년 4분기 ㎏당 평균 541.7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탄산리튬 가격은 올해 3분기 75.97위안으로 떨어졌다. 4분기 배터리 판가는 전 분기보다 약 5%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고 조정은 배터리 제조사들이 연말마다 겪는 관행이지만, 원재료 가격 하락과 맞물려 실적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과급 지급 등 일회성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SK온도 4분기 적자가 불가피하다. 회사는 그동안 비싸게 산 원재료를 투입하며 수익성이 나빠졌는데, 3분기부터는 낮아진 원재료 가격이 실적에 반영됐다. 북미 공장 등에서 쌓은 노하우로 헝가리 공장 램프업(가동률 증가) 기간을 줄이면서 비용을 절감했다.

그러나 주요 고객사의 부진이 지속되며 출하량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AMPC 규모도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SK온의 3분기 AMPC는 608억 원으로 작년 3분기(2099억 원)보다 70% 급감했다.

두 회사는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고 AMPC를 받아 이익을 더하거나 손실을 보전해왔는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IRA 보조금 폐지를 거론하면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IRA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내는 게 관건이다.

SK온은 전사적 비용 절감 등의 노력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2분기 예정이던 중국 옌청 공장의 가동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해 감가상각비 지출을 줄였고, 1일 자로 합병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우주선, 로봇 등 신규 수주처를 발굴하며 전기차 수요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회복 시점은 내년 하반기 이후로 점쳐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에 미국 GM 합작 3공장과 혼다 합작공장, 현대차 합작공장 등의 신규 가동을 계획 중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최근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업황 반등은 단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데 내년까지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후년 정도부터는 반등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투데이/김민서 기자 (viajeporlu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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